NYT "TSMC 지난 10년간 직원 70% 늘어난 반면 대만 출생률 절반 줄어"
"강도 높은 노동 강요하는 특유의 기업문화도 현직 엔지니어 이직 부채질"
TSMC "당장은 큰 문제 아니지만, 미래 위해 더 노력하겠다" 밝혀
대만 6개 대학, 반도체 대학 만들어 인재양성, 기업과 정부 연 523억원 지원

TSMC 대만 본사. /사진=AP, 뉴시스
TSMC 대만 본사.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가장 큰 도전은 인재부족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2일 보도했다.

TSMC가 직원 7만3000명, 시가총액 4400억 달러인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지난 10년 동안 직원은 70% 늘어난 반면 대만 출생률은 절반으로 줄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한밤중 전화를 하면 언제든 회사나 공장으로 달려나가야 하는 강도 높은 노동을 강요하는 직장문화도 인재 유출을 부채질하고 있다.

5년 동안 TSMC에서 일했던 엔지니어 로열 리는 NYT에 "10만5000달러(약 1억4000만원) 연봉을 포기하고 지금은 미국기업의 인터넷 사이트 개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TSMC 다닐 때 회사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걸리자 48시간, 이틀 동안 잠도 자지 않고 컴퓨터 수리에 매달렸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회사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았지만, 2021년말 전화 벨소리가 무서워지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회사를 다닐 수 없었다"면서 "더 이상 대만의 젊은이들은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일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TSMC 출신인 프랭클린 린(30)은 NYT에 "TSMC에서 반도체칩 설계자로 일했지만 성취감을 느끼지 못한 채 기계처럼 일한다는 느낌이 마음에 들지 않아 3년 만에 그만두고 지금은 재무 관련 컨설팅업체를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최고 명문대 석사 출신인 그는 "외부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면서 "요즘 젊은 세대는 자기가 하는 일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모리스 창(張忠謨) TSMC 창업자는 한밤중에 직원에게 전화를 걸면 득달같이 출근하는 직장 문화를 자랑스럽게 여겼지만, 류더인(劉德音) 현 회장은 "대만 반도체 산업이 직면한 최대 도전은 인재부족"이라고 인정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TSMC도 인재위기를 절감하고 석사학위 소지자 평균 연봉을 6만5000달러까지 올리는 한편 미래 인력 확보를 위해 일부 고등학생을 상대로 인터넷을 통해 반도체 기본지식을 가르치고 있다.

NYT 보도에 대해 TSMC는 "인재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현재로는 큰 문제가 아니며, 미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고 대만 연합보가 지난 13일 보도했다.

차오스룬(曹世綸) 국제반도체산업협회(SEMI) 수석마케팅책임자(CMO) 겸 대만 지역 총재는 해당 매체에 "현재 대만대, 대만 칭화대 등 6개 대학에 반도체 대학을 세우고 반도체 기업이 해마다 6억 대만달러, 국부펀드가 비슷한 금액을 투입해 연 12억 대만달러(약 523억원)를 반도체 인재양성을 위해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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