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기업 1분기 이익, 전년 동기 대비 3.7% 줄어
금리 상승 · 소비자 수요 감소 영향, 3분기까지 지속될 듯
경기 둔화 속, 기업 이익률 연말까진 회복 기대 난망
4대 은행 소비자대출 손실액도 작년보다 73% '급증'
애플 등 빅테크 1분기엔 호실적...2분기엔 7% 감소 예상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미국 경제가 리세션(경기후퇴) 직전에 있는 가운데, 월가는 이미 지난 7년 만에 가장 장기화될 수 있는 기업 수익 악화에 직면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지난 1~3월(1분기) 결산 시즌도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S&P500 구성 기업들의 이익은 평균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매체 산하 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가 내놓은 데이터에 따르면 78%의 기업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결산 발표 전 애널리스트들이 예상치를 하향 조정한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그리 양호한 결산은 아닌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 중요한 점은 2분기 연속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됐다는 점이다. BI 집계 데이터로는 4~6월에도 7.3%의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금리 상승과 소비자 수요 감소에 따른 영향은 7~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되며 그 무렵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존 예상은 뒤집히고 있다고 제시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보다 장기간에 걸친 이익 하락을 의미한다. 3분기를 넘는 이익 악화가 마지막으로 나타난 것은 2015년부터 2016년까지이며, 지난 금리인상 사이클 시작 시기와 거의 겹친다.

이번 결산 시즌의 주된 결과와 향후 몇 분기에 주목해야 할 점은 이익률 압박이다. 경기둔화로 기업 이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컨센서스 예상으로는 2023년 10~12월까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온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팔홀딩스는 연간 조정 후 영업이익률 성장 전망을 낮췄다. 미국 최대 육류업체 타이슨푸드도 이익률 예상을 하향 조정했다.

자산관리회사(VLK)의 한 담당자는 "1분기 실적은 견조해 보이지만 매출 증가가 이익 성장을 웃도는 균열 현상을 보이고 있어 이익률이 압박받고 있다"고 이 매체에 설명했다.

모건스탠리의 한 전략가도 "노동비용이 계속 기업에 역풍이고, 경기둔화가 기업의 가격 결정력을 약화시키고 있어,한 단계의 이익률 저하가 예상된다"고 매체를 통해 피력했다.

금리로 인한 수입 증가와 예금 유입 등으로 대형 은행들은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에 따른 금융시스템 압박을 대체로 회피했다.

그러나 또 다른 역풍이 다가오고 있다. 체납 소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4대 은행이 1분기에 계상한 소비자대출 손실액은 전년 동기 대비 73% 늘었다.

미국 금융위기의 여파가 아직 시장에 완전히 침투하지 않아, 상업용 부동산에 앞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또 다른 투자관리회사(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이 매체에 전망했다.

한편, 하이테크 기업의 1~3월 결산은 밝은 분위기를 보였다. 애플, 메타플랫폼, 구글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닷컴은 모두 예상을 뛰어넘었다.

다만 4~6월 하이테크 기업의 이익은 7% 남짓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BI 애널리스트들은 테크놀로지, 미디어, 통신 각 업계의 이익 증가에 대해 2024년까지 S&P500 구성 종목 전체를 밑돌 것으로 보고 있어 주가에는 하방 압력이 가해질 전망이라고 제시했다.

투자회사인 그레이트힐 캐피탈의 한 전문가는 단기적인 하이테크 기업의 실적 악화를 전망하는 투자자 중 한 명으로 "하이테크 업계에 실적 부진이 임박한 것은 이미 알려진 정보이며 향후 몇 달 동안 시장은 2024년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이 매체에 피력했다.

반면, 인공지능(AI) 기술의 진전이 열쇠를 쥘 것으로 보인다. 이미 AI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되고 있으며 3사는 올해 S&P500 지수 상승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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