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 속,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꾸준히 올라
5월 집값 3.4% 내려...2009년 금융위기 후 '최대폭
4월 주담대, 월간기준 사상 최저 수준 '붕괴'
영국 소비자들, 신규대출보다 재융자 신청 주력

영국 런던 시내(금융가). /사진=AP, 뉴시스
영국 런던 시내(금융가).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영국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급속하게 냉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국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4월에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급격히 감소했으며, 소비자들은 신규 대출에서 받은 것보다 14억 파운드를 더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은행은 3월 이후 계속 감소한 4월 수치가 코로나 팬데믹을 제외하고 1993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최저라고 밝혔다.

영국 주택담보대출이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붕괴되고 부동산 가치가 거의 14년 만에 가장 빠른 연간 비율로 하락하는 등 침체 징후가 커지고 있다고 가디언이 인용, 보도했다.

영국 주택금융기관인 네이션와이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주택가격이 연 3.4%나 하락하여 영국 경제가 2008년 금융 위기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2009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나타냈다.

이번 대출감소 수치는 중앙은행이 완고하게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여, 차입 비용을 증가시킴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공급되는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영국금융정보연구소(EY Item Club)의 한 전문가는 "이 수치는 가계 재정에 대한 압박과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직면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택시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금리가 더 올라 주택시장 활동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이 매체에 설명했다.

중앙은행은 주택 구입에 대한 순 주택담보대출 승인이 3월 5만1500건에서 4월 4만8700건으로 감소한 반면, 재융자 대출 승인은 3만2200건에서 3만2500건으로 소폭 증가했다고 전했다. 새로 대출받은 주택담보대출의 유효이자율(소비자가 지불하는 이자율)이 5bp(1bp=0.01% 포인트) 상승한 4.4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2021년 12월 0.1%에서 현재 4.5%로 12차례 연속 인상한 뒤 최근 몇 달 새 차입원가가 크게 올랐다. 영국이 선진 7개국(G7) 그룹에서 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가운데 금융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이 연말 전까지 금리를 5.5% 이상으로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가 오르는 영향으로, 은행과 건축업계는 지난 며칠 동안 거의 800건의 주택담보대출 거래를 철회하고 새로운 주택담보대출 거래를 찾는 집주인들에게 5% 이상의 고정 금리에 대비할 것을 경고했다.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Moneyfacts)는 새로운 2년 만기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의 평균 금리가 지난 5월말 5.38%에서 이번달 초 5.49%로 서서히 상승했다고 말했다. 5월 초 평균은 5.26%였다. 5년 평균 고정 금리는 지난 5월 말에 5.05%였고, 6월 초는 5.17%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강조하는 가운데, 네이션와이드의 최근 5월 집값은 한 달 전 수준에서 0.1% 하락한 것을 보여주었다. 이는 7개월 만에 처음으로 가격이 올랐던 4월보다 더 긍정적인 모습이었지만, 건축업계는 주택시장이 앞으로 몇 달 동안 더욱 커질 '역풍'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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