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대비 4.2% 하락...2020년 4월 이후 최대폭
신차 공급 제약 완화 속, 중고차 수급 차질 누그러져
향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억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도로. /사진=AP, 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도로.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미국 중고차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미국의 중고차가격 지표인 '만하임지수'는 6월 전월과 비교해 4.2% 내렸다. 하락률은 코로나19 사태에 접어든 2020년 4월(11.4%) 이후 가장 컸다고 일본경제신문이 보도했다. 향후 소비자물가지수(CPI) 억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제외하면 리먼 위기 때인 2008년 11월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3% 하락해 2021년 7월 이후 약 2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앞서 2021~2022년 상반기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로 신차 공급이 줄어들면서 중고차 가격도 급등했다. 올 들어 공급 제약이 완화되면서 중고차 시장의 수급 차질도 누그러졌다.

5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4.0%로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물가(코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3%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의 구성요소로 중고차는 2.7%를 차지한다. 신차(4.3%)나 주택 월세(7.5%)와 비교하면 작지만, 가격 변동이 커 CPI 기여도는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노무라증권의 한 담당자는 최근 발표된 6월 CPI에서 성장세가 5월보다 더 둔화된 이유 중 하나로 중고차 가격 하락을 꼽았다. 그는 "소비자의 신용 상황 악화와 신차로의 수요 이동이 하락 압력이 되고 있다"고 이 매체에 피력했다.

올해 4~6월 미국 신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신차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미국 금융자문회사(LPL파이낸셜)의 한 전문가는 "자동차 구입 희망자는 많지만 금리인상에 따른 차입비용 증가로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고 이 매체에 지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발표한 5월 소비자신용 잔액에 따르면 자동차 할부금융 등 대출은 전월보다 0.03% 줄었다. 코로나19로 접어든 2020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조사회사인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2022년 4월 연 4.5% 정도였던 60개월 대출금리는 올해 6월 6.9%까지 올랐다. 신용조사업체 트랜스유니온에 따르면 대출금 상환을 60일 이상 연체한 비율은 올해 1~3월 1.69%로 1년 전과 비교해 0.26%포인트 올랐다.

신용력이 낮은 개인을 중심으로 자동차를 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향후 가격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

뉴욕연방은행이 최근 발표한 6월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1년 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8%로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5월 시점과 비교해 0.3%포인트 하락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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