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개발업체 디폴트 위기, 부동산신탁회사로 '불똥' 튀어
중룽신탁, 3개 고객사에 만기 신탁상품 현금 지급 연기
피해 규모 3500억 위안 풍문도
모회사인 자산관리회사 중즈그룹 유동성 위기가 직접적인 원인

중국 위안화. /사진=뉴시스
중국 위안화.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디폴트 위기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대표적인 부동산 신탁회사인 중룽(中融)국제신탁이 만기가 된 신탁상품의 현금 지급을 연기해 중국발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중국 경제 언론 재련사(財聯社)가 지난 13일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증시 상장사인 진보홀딩스·난두 부동산관리·셴헝 인터내셔널 등 3개사는 지난 11일 밤 공시자료를 통해 중룽신탁이 만기가 된 상품의 현금 지급을 연기했다고 발표했다고 해당 언론이 전했다.

진보 홀딩스는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낸 공시자료에서 "2건의 신탁 프로젝트 상품 6000만 위안어치를 구매했으나 이자를 제때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난두 부동산관리는 공시자료에서 "3000만 위안 신탁상품을 구매했으나 이자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고, 셴헝 인터내셔널도 "투자원금 257만 위안과 투자수익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당장은 3개사가 피해를 봤다고 밝히고 있지만 중룽신탁이 현금 지급을 연기하겠다는 규모가 모두 3500억 위안(약 64조원)에 이른다는 풍문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돌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14일 보도했다.

중국 경제언론 차이신에 따르면 중룽신탁의 지급 연기는 회사 대주주인 자산관리회사 중즈(中植)그룹의 유동성 위기와 관련이 있으며, 중즈그룹 자산관리 규모는 1조 위안에 이른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부동산 신탁업은 지난 몇 년 동안 중국 부동산 산업이 총체적인 위기에 빠지면서 엄청난 압력을 받았다고 명보는 전했다.

앞서 중룽신탁, 우광(五鑛)신탁, 광다(光大)신탁 등 대표적인 중국 부동산 신탁회사는 지난해 적어도 10건의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중룽신탁의 현금 지급 연기 소식이 전해진 뒤 시장에는 광다신탁과 우광신탁도 현금 지급을 연기할 것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지만 이들 회사는 지난 12일 성명을 발표해 이를 부인하면서 "가짜 뉴스를 보도하는 언론사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명보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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