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할 때도 공항까지 동료들이 배웅
언제든 실종될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감 만만찮아
중국진출 일본기업, 10곳중 4곳이 반간첩법 시행에 우려 표시
간첩활동 혐의로 2015년 이후 16명 일본인이 중국에 체포
아직도 5명은 풀려나지 못해

일본 도쿄 시내(도쿄역). /사진=AP, 뉴시스
일본 도쿄 시내(도쿄역).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이 지난 7월1일 '반간첩법'을 시행한 이래 중국에 진출한 일본기업 주재원들은 언제든 실종될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고, 일본으로 귀국할 때는 혼자서 공항에 가지 않고 반드시 다른 동료들이 공항까지 배웅하고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지난 30일 보도했다.

중국진출 일본기업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해당 매체에 "중국 당국에 체포된 일본인은 모두 공항에서 잡혔다"면서 "주재원들이 중국을 떠나 일본에 돌아갈 때 동료 직원들이 공항까지 배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당국이 우리 주재원을 체포할 때 막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 사람이 어디로 가는지는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일본 산케이신문이 반간첩법 시행 이후 88개사 중국진출 일본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5개사는 반간첩법을 매우 우려한다고 했고 48개사는 조금 우려한다는 반응을 보여 전체 40.7%가 반간첩법 시행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대만 중앙통신은 보도했다.

원래 중국 반간첩법은 2014년 만들었고, 지난 4월 말 제14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제2차 회의가 간첩행위에 대한 정의를 확대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반간첩법을 수정, 통과시켰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기존 법은 간첩행위를 국가기밀과 정보누설에 중점을 두었다면 수정 법은 국가안보, 이익과 관련한 문건, 데이터, 자료, 물품으로 간첩행위 적용범위를 확대했고, 중국 공무원을 유혹, 협박, 매수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

지난 3월 베이징 일본 교민사회에서 유명인사였던 아스텔라스 제약 중국법인 고위간부가 지난 3월 임기를 마치고 귀국을 준비하다가 베이징시 안전국에 체포돤 사건은 큰 충격을 주었다고 대만 중앙통신은 지적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아스텔라스 제약 사례를 제외하고 적어도 16명의 일본인이 간첩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체포된 바 있고 이중 5명은 여전히 중국에 억류된 상태라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일본 도쿄의 한 컨설팅업체는 "최근 중국에 진출한 일본기업들이 반간첩법에 대해 자문을 많이 구하고 있다"면서 "중국 주재원들과 출장직원들에게 어떤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도록 해야 하느냐. 중국 출장을 중단해야 하느냐, 중국 주재원을 줄여야 하느냐 등을 집중적으로 문의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대만 중앙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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