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중국 투자자, 태국 · 말레이시아 부동산 집중 구입
코로나 거치면서 사업 실패 등으로 해외 부동산 유지 어려워져
일본 민박 투자도 손해...중국 관광객들 일본 방문 꺼려

태국 방콕 시내.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태국 방콕 시내.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2010년 이후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중국인 중산층이 중국 내 긴박한 자금사정 때문에 부동산을 처분하려고 애를 쓰고 있으나 원매자를 제대로 구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광둥성 부동산 중개업자인 스테펀 야오는 지난 3월 태국으로 날아가 중국인이 투자한 200여건의 아파트를 처분하려고 애를 썼지만 6채를 파는 데 그쳤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24일 보도했다.

그는 2017년과 2018년 2년 동안 32번 태국으로 가서 중국 고객들이 방콕과 파타야 콘도 사는 것을 중개했다. 1채당 가격은 50만 위안(약 9200만원)~200만 위안(약 3억7000만원)으로 구매자 상당수는 중국 2선 도시(성의 성도)에서 관광이나 무역, 서비스업을 하는 일반적인 중산층이었다. 일부는 투자 목적이며 다른 일부는 해외에서 생활하기 위해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경우도 있었다고 야오는 설명했다.

특히 태국은 부동산 가격대가 합리적이고 지리적으로 가까워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부동산 투자지였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그러나 이들 중국인 투자자들은 코로나 19를 거치면서 경제 회복 부진, 국내 부동산 위기에다 사업 실패와 감원, 모기지 대출 디폴트 등 악재가 맞물리면서 더 이상 해외 부동산을 유지하기가 어려워 부동산을 처분해야 했다.

문제는 새로운 원매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태국 중고 주택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여서 현지인과 외국인 투자자는 중고 주택을 사려고 하지 않는다.

야오는 해당 매체에 "재산을 외국으로 옮기고 싶어하는 또 다른 중국 중산층을 목표로 열심히 원매자를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SCMP가 소개한 또다른 사례를 보면 패트리샤 리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 가든)이 말레이시아 남쪽 끝 조호르 바루에 지은 아파트 2채를 2017년 구입했다. 비구이위안은 2035년까지 70만명 입주를 목표로 대규모 아파트 분앙을 계획했다.

그러나 지금 입주자는 계획 인구 70만명의 1%도 되지 않아 콘도와 도로, 가게는 텅텅 비었고 귀신이 사는 동네로 변했다고 리는 전했다. 아파트 값도 ㎡당 1만8000위안(약 330만원)에서 지금은 6000위안(약 110만원)까지 내렸다.

투자자들은 아파트를 서둘러 처분하고 싶어하지만 현지인과 다른 나라 원매자들은 별 관심이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해당 매체에 "처음 아파트를 지을 때부터 중국인 커뮤니티를 겨냥해 설계했다"고 밝혔다.

일본 부동산에 투자한 중국인들도 손해를 많이 봤다고 SCMP는 보도했다.

일본 시장조사 컨설팅업체 티나 천은 해당 매체에 "일본 민박에 투자해서 중국 관광객을 위한 민박을 운용하겠다는 투자자들은 중국 관광객들이 일본에 오지 않아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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