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 속 연료 수요 약화 징후 나타나
고유가로 약해진 수요에 지난주 휘발유 공급량 올해 최저 수준
유가 5% 이상 '추락', 미국증시 에너지섹터도 '곤두박질'
천연가스 가격은 '상승'
사우디-러, '연말까지 감산 연장' 재확인

미국 다코타 원유 펌프잭. /사진=AP, 뉴시스.
미국 다코타 원유 펌프잭.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유림 기자] 4일(이하 미국시간) 국제 유가가 폭락했다. 이에 미국증시 에너지섹터도 추락했다. 반면, 천연가스 가격은 상승했다. 최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새롭게 공개된 지표에서 연료 수요 약화 징후가 나타나면서 유가가 5% 넘게 빠졌다고 미국 경제방송 CNBC 및 블룸버그가 전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 동부시각 오후 4시 53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미국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4.37 달러로 5.45%나 하락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사고 팔린 12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86.01 달러로 5.40%나 떨어졌다. 11월 인도분 천연가스 가격은 MMBtu당 2.99 달러로 1.39% 올랐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 폭락 속 미국증시 S&P 에너지 섹터 역시 657.91로 3.36%나 내렸다. 엑슨모빌(-3.74%), 셰브론(-2.33%), 코노코필립스(-3.63%) 등 빅오일 3인방의 주가도 모두 약세로 마감했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휘발유 공급량이 하루 약 800만 배럴(bpd, barrel per day)로 감소해 올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치솟은 유가에 수요가 약해진 데 따른 것으로, 이날 WTI와 브렌트유 외에 난방유와 휘발유 선물도 5% 이상 하락했다.

다만, 미즈호의 에너지 선물 전문가인 밥 야거는 "수요 파괴 중 일부는 지난 금요일 뉴욕에 발생한 폭우와 9월 말 미국 북동부에 피해를 입힌 열대성 폭풍 오펠리아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EIA는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직전 주 대비 65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20만 배럴 상승을 매우 큰 폭으로 웃돈 수치다.

이같은 가운데, EIA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는 직전 주 대비 220만 배럴 줄어든 4억 1410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날 개최된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러시아 등 산유국 연합국으로 구성된 OPEC+의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 회의에서는 시장의 예상대로 기존 생산량 정책을 변경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와 CNBC는 전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와 러시아는 지난 7월부터 이어져오던 총 130만 bpd의 자발적 감산을 연말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재확인했다고 이들 매체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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