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의원 대표단 내주 방중, 시진핑 주석 면담 여부는 불투명
하반기 美 국무장관, 재무장관 등 고위 관계자들 방중 잇따라
중국 학자, "미국, 中 압박하면서 중국시장서 이익 챙기겠다는 의도"

옐런 미국 재무장관(사진 왼쪽)이 지난 7월 중국을 방문해 리창 총리와 면담했다. /사진=AP, 뉴시스
옐런 미국 재무장관(사진 왼쪽)이 지난 7월 중국을 방문해 리창 총리와 면담했다.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척 슈머(Chuck Schumer) 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이 다음주 방중할 예정이며 중국 외교부는 지난 4일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고 홍콩 명보가 7일 보도했다.

지난 6월 이후 미국은 블링컨 국무장관, 옐런 재무장관, 켈리 대통령 기후특사, 키신저 전 국무장관, 러몬도 상무장관이 잇따라 중국을 찾았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베이징 학자들은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관계는 여전히 긴장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나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오페이(高飛) 베이징 외교학원 부원장은 "중국에 대해 가장 반감을 나타내고 중국 압박에 앞장선 것이 미국 의원들이었다"면서 "이번에 양당 상원의원 대표단이 중국을 찾겠다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가 공감대를 이루었음을 보여주었고, 중미는 경쟁을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접촉을 아예 중단해야 하는 사이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슈머 원내대표는 미 의회 대중 매파(강경파)로 미국 반도체법 통과를 주도했고 반도체법 후속으로 중국 경쟁 2.0 법안 제정을 주도하고 있다고 명보는 지적했다.

가오페이 부원장은 매체를 통해 "미 상원의원이 주동적으로 중국과 접촉한다고 해서 미국의 대중 정책에 변화가 발생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미국은 중국과 이견을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하면서 미국 국내 문제 해결이라는 절박함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미중관계 긴장이 미국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미국은 산업망·공급망 재조정에서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통해 미국 주도의 새로운 공급망 체계를 구축하면서 일단은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가치사슬 측면에서 보면 중국과 디커플링을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2018년부터 미국 정부는 일부 핵심 부품에 대해 수출 통제를 실시했고 중국 수입제품에 대해 관세도 많이 매겼지만,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 직접투자는 2018년 1080억달러에서 2022년 1260억달러까지 늘었다는 것이다.

장원쭝(張文宗)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미국연구소 부소장은 "미 상원의원 대표단 방중 목적은 분명하다"면서 "그들은 중국에 대한 압박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미국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계속해서 이익을 챙기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고 명보는 보도했다.

장원쭝 부소장은 "방중 의원 명단에 아이다호주 출신 마이크 크레이포 공화당 상원의원이 있다"면서 "그는 중국 정부에 대해 아이다호주에 본사를 둔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내 판매금지 정책을 바꾸라고 권유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슈머 원내대표 일행을 만날 것이냐에 대해 확답을 내놓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장 부소장은 매체를 통해 "미국 측이 만남을 원한다면 중국은 개방과 우호의 정신으로 대화의 문을 열 수는 있지만 성과에 대해 너무 높은 기대를 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미 상원의원 대표단 방중은 단기적으로는 양국 긴장 관계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중미 고위층 교류를 위해 더욱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해당 매체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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