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월 신규 공급 1.1만가구, 2년 연속 줄어
원자재 가격 상승, 인력 부족 등 여파 지속
부유층, 맞벌이 대상 고액매물에 공급 쏠려
수도권 가격 연일 상승, 도쿄는 평균 1억엔 돌파

일본 도쿄 주택가. /사진=AP, 뉴시스
일본 도쿄 주택가.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올 상반기 일본 도쿄와 수도권 중심으로 신규 분양 아파트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올해 4~9월(상반기) 수도권(도쿄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의 신축 아파트 분양 호수는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한 1만1712호로 2년 연속 감소했다. 높은 자재 가격과 공사장 인력 부족으로 건설비용이 커지면서, 교외를 중심으로 사업 채산이 맞지 않는 사례가 늘었다. 부유층과 맞벌이 가구를 대상으로 한 도심 고액 매물에 신규 공급이 편중돼 있다고 일본경제신문이 보도했다.

지역별 분양호수를 보면, 도쿄 23구가 9.5% 증가한 5679호로 전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한편 가나가와현(27.2% 감소)과 사이타마현(45.8% 감소) 등 교외는 큰 폭으로 감소한 지역도 있었다. 9월 한달 동안의 수도권 분양은 전년 동월 대비 4.1% 증가한 2120호로 3개월 연속으로 늘어났다. 부동산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10~11월의 가을 시즌 신규 공급은 어느 정도 회복해 갈 것"이라고 미디어에 설명했다.

4~9월 소비자 구매 비중을 나타내는 계약률은 71.4%로 호조 기준인 70%를 2년 만에 넘어섰다. 도심을 비롯한 지방 도시에서도 역세권 고층 아파트의 분양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의 호당 평균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3.7% 높은 7836만엔으로 같은 기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도쿄 23구는 36.1% 높은 1억572만엔으로, 4~9월로서는 데이터를 거슬러 올라가는 1990년도 이후 처음으로 1억엔을 돌파했다.

건축비 상승으로 개발자 측에서 아파트 개발비 채산성이 어려워지고 있다. 건설 관련 한 기관이 정리한 9월의 도쿄 지구의 건축비 지수(속보치, 2015=100)는 고급아파트가 125.8까지 상승했다.

특히 지방 외곽은 도심에 비해 땅값이 낮아, 건축비 상승이 분양 판매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 부동산 대기업 간부는 "고급아파트에 비해 저렴한, 단독주택이 선택지가 되는 교외는 수요 예측이 어렵고, 고비용 국면에서는 새로운 개발에 나서기 어렵다"고 이 매체에 피력했다.

일손 부족으로 공사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도 비용 급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주택건설 기능자는 2040년에 2020년 대비 약 60%에 해당하는 51만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시간외 근로가 연 360시간(노사 합의 시 720시간)으로 규제되는 '2024년 문제'가 닥치면서, 주5일 근무를 도입하는 대기업도 늘고 있어, 발주자인 개발시행사의 부담액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각 회사는 부유층의 수요를 예상할 수 있는 도심 매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부동산컨설팅회사(토탈브레인)의 한 임원은 "개발 적합지의 감소로 토지 매입도 어려워지는 가운데, 확실히 분양이 완료되는 좋은 입지로 좁혀, 공급해 나가는 움직임이 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9월말 시점의 분양 매물 재고수는 4737호로 여전히 낮은 수준에 있지만, 부동산경제연구소의 한 전문가는 매체를 통해 "가격 상승이 계속되면, 지방을 중심으로 소비자 심리가 냉랭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에는 완공 전 완판이 많았던 신축 아파트에서도 지역에 따라 분양 판매 기간이 장기화되는 매물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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