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세 이상 남성, 10만명 당 30명 꼴...전체 평균의 2배 넘어
퇴직 우울증, 질병 · 장애 등으로 사회서 고립되는 경우 많아
노년 남성 총기 소유율, 젊은 층 · 여성보다 훨씬 높아
55세 이상 여성 자살률은 10만명 당 6명 불과

미국 뉴욕 브루클린 브릿지. /사진=AP, 뉴시스
미국 뉴욕 브루클린 브릿지.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미국의 자살률은 55세 이상 남성에서 특히 높아, 전체 평균의 2배가 넘는 것으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새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CDC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자살률은 2019년부터 2년 연속 떨어졌다가, 2021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CNN이 보도했다.

2021년 자살률을 남녀별, 연령대별로 보면 55세 남성에서 인구 10만명 당 30여명으로, 전체 평균 14명을 크게 웃돌았다.

자살 위험이 가장 높았던 그룹은 85세 이상 남성으로, 10만명 당 자살자 수가 56명 가까이 됐다.

미국 로체스터대의 한 정신의학 교수는 자살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우울, 질병, 장애, 고독, 죽음에 이르는 치명적 수단 등 5가지를 열거했다. 여러 요인이 겹치면 그만큼 리스크가 커진다고 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질병이나 장애를 안거나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에, 자살 위험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55세 이상 여성의 자살률도 최근 20년 사이 상승했지만, 남성에 비하면 아직 훨씬 낮아 2021년 통계로는 인구 10만 명당 약 6명이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남녀 차이에는 자살 수단이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자살한 65세 이상 남성 중 최소 4분의 3이 총을 사용한 반면, 또래 여성에서는 총과 독극물에 의한 자살이 거의 같은 숫자였다.

2017년 조사에 따르면 총기 소유율은 여성보다 남성, 젊은 층보다 노인이 높다. 또한 남성은 군 훈련이나 수렵 경험 때문에 총을 잘 쓰는 경향이 있다. 미국의 고령 남성 중에는 베트남 참전군인도 많다.

이 교수는 이어 "남성은 여성만큼 많은 사람과 친해지거나 관계를 유지하는 기술이 없어, 고독에 빠지기 쉽다"는 배경도 지적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는 또한 "남성의 정체성은 일과 연결된 부분이 많아, 퇴직 후에는 그것이 상실된다. 우울증이 생겼을 때 그것을 인정하거나, 관리를 받는 것은 남성답지 않다고 느끼는 남성도 많다"고 이 매체에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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