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블랙리스트 오른 개인 신용불량자 854만명 '사상 최고'
코로나19 발생했던 2020년 신용불량자(570만명)보다 늘어
중국 전문가 "언제 바닥칠지 아직 알 수 없어" 우려

중국 상하이 금융지구. /사진=AP, 뉴시스
중국 상하이 금융지구.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 '경제 위기'가 지속되면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한 중국 신용불량자(금융채무 불이행자)가 현재 사상 최고인 854만명을 기록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중국 법원 통계를 인용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중국 노동인구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코로나19가 시작됐던 2020년 신용불량자(570만명)보다 많이 늘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중국에서는 신용불량자로 금융기관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항공권 구매와 알리페이 등 모바일 결제를 포함한 다양한 경제활동을 할 수 없으며, 본인과 가족은 공무원을 맡을 수 없고, 유료 고속도로 통행도 이용할 수 없다.

FT는 "중국 신용불량자 급증은 불경기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을 나타내며,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중국의 개인파산 관련 법률이 미비해 개인채무위기가 금융계와 사회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홍콩 항셍은행(恒生銀行)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왕단은 "신용불량자 급증은 경기순환의 산물만은 아니며, 구조적인 문제"라면서 "언제 바닥을 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베이징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결제청산연구센터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비율은 64%로 지난 10년 동안 2배 늘었다.

경제가 지속적으로 둔화하면서 월급은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줄었고 청년 실업률이 20%를 넘어선 것이 개인 채무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중국 초상은행은 2022년 카드 대금을 90일 이상 연체한 사용자가 전년 대비 22% 늘었다고 밝혔다. 상하이 중국지수연구원은 올 들어 9월 말 현재 58만4000명 근로자들이 무급휴가(無薪假)에 들어가 지난해 동기 대비 3분의 1 늘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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