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서 일하는 농촌 출신 농민공, 2022년 현재 3억명 근접
새벽 인력시장마다 하루 품팔이 일자리 찾는 농민공 인산인해
품삯도 예년의 절반 수준, 일자리를 찾지 못한 농민공이 대부분
당국, 농민공 실태 보도에 강력한 보도통제, 관련 기사 나오면 삭제

중국 건설 현장.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중국 건설 현장.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 경제 부진, 내수 위축으로 도시 공사판에서 일하는 농민공들이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실상을 알리지 못하게 할 요량으로 농민공 기사에 대해 강력한 보도통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11일 보도했다.

중국 포털 왕이뉴스가 지난 8일 도시 공사판에서 30년 일한 농민공의 현장 취재 기사를 실었지만 이튿날 기사가 사라졌고, 중국 경제신문 제일재경이 새벽 인력시장의 농민공 기사를 10일 실었지만 이 기사는 당일 사라졌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2년 현재 도시로 가서 일하는 농촌 출신 농민공은 모두 2억 9562만명이다.

지난 20년 동안 중국 부동산 공사와 대규모 토목공사는 농민공들에게 많은 일자리를 제공했지만 한때 수천억 위안어치 아파트를 팔던 일부 대형 부동산업체마저 흔들리면서 공사판 노동자들이 직접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

포털 왕이뉴스가 8일 보도한 현장 취재기는 동부 안후이성 허페이 인력시장에 몰린 농민공의 실상을 다루었다. 매일 새벽 4시가 되면 저우구두이(周谷堆) 인력시장에는 수백명 농민공들이 몰리며 이들의 평균 연령은 55세 남짓, 대다수는 일가족을 부양해야 한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새벽시장에서 만난 일부 농민공은 왕이뉴스에 "1년에 380위안(7만원)을 내야 하는 의료보험비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제일재경은 10일 '새벽 길거리에서 일자리를 기다리는 농민공'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농민공 장(張)모가 중부 허난성 정저우의 류완(劉灣) 인력시장에서 일자리를 기다리는 상황을 다루었다.

20년 이상 공사판에서 일한 그는 해당 매체에 "예년보다 요즘 일자리가 크게 줄었다고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건축이 호황일 때는 하루 2만명이 넘는 농민공이 이 곳 새벽시장에서 일자리를 얻었다.

농민공들은 오래 한곳에서 일하기보다는 하루 일하고 하루 품삯을 받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건축주나 공사책임자로부터 임금을 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도 1년 전 공사 책임자를 믿고 정저우대학 제2부속병원 신축공사장에서 6개월 동안 일했지만 결국 2만 위안이 넘는 임금을 받지 못했다.

그와 새벽시장에서 만나 안면이 있는 리(李)모는 해당 매체에 "용접공, 목공과 같이 기술이 필요한 일은 하루 일당이 350위안(7만원)이었지만 요즘은 180위안(3만5000원)으로 내렸다"며 "허드레일을 하는 잡부는 하루 일당이 130위안(3만원)으로 그나마 60세가 넘으면 하루 품삯이 80위안, 100위안까지 내려간다"고 말했다.

농민공들은 수입이 크게 줄면서 춘제(설날) 때 귀향해 고향에 있는 가족과 만날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아쉬워하고 있다고 재일재경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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