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선서 대만 독립 반중 성향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 당선
양안관계 긴장 고조 우려
이번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는 야당 국민당이 원내 제1당
중국 대만사무판공실 "선거 결과, 대만 민의 대표하는 건 아냐" 성명 발표
中 전문가 "양안 제품 특혜관세 적용 ECFA 전면 중단 가능성" 우려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 /사진=AP, 뉴시스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13일 치러진 제16대 대만 대선에서 대만 독립 反中 성향의 여당 민진당 라이칭더(賴清德) 후보가 558만표(득표율 40.05%)를 얻어 차기 총통에 당선됐다고 대만 연합보가 보도했다.

라이칭더 후보는 2020년 15대 대선에서 민진당 차이잉원 후보가 817만표(57.13%)를 얻은 것과 비교하면 득표수는 줄었지만 민진당은 1996년 대만 대선 직선 이후 처음으로 3기 집권에 성공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친중 성향의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 후보는 467만표(득표율 33.49%), 중도 성향의 민중당 커원저(柯文哲) 후보는 369만표(득표율 26.46%)를 각각 얻는 데 그쳤다.

국민당과 민중당이 대선 직전 야권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라이칭더 후보는 비교적 여유있는 표차로 당선됐다.

대만 독립 입장이 차이잉원 총통보다 강경하다는 평가를 받는 라이칭더 후보가 차기 총통에 당선됨에 따라 양안관계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이날 대선과 함께 치러진 총선(입법위원 선거)에서는 국민당이 52석을 얻어 여당 민진당을 제치고 제1당이 됐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민진당은 51석, 민중당은 8석, 무소속 2석 순이었다.

국민당과 민중당이 합치면 60석으로 원내 과반수(57석)를 넘겨 라이칭더 당선자가 5월20일 총통 취임 이후 법안을 통과시키거나 주요 개혁을 수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SCMP는 보도했다.

중국의 대만 관련 부처인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라이칭더 후보 당선 2시간만에 천빈화(陳斌華)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발표해 "이번 대만 대선·총선 결과는 민진당이 대만의 주류 민의를 대표할 수 없음을 보여주었다"면서 "이번 선거가 양안관계의 기본 틀과 발전 방향을 바꿀 수 없으며, 조국의 통일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대만 전문가들은 양안관계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베이징 연합대학 대만연구원 리전광(李振廣) 부원장은 연합보와 인터뷰에서 "라이칭더 당선자의 양안 관계 입장이 차이잉원 총통보다 강경하다"며 "중국은 대만독립 반대, 외부세력간섭 반대의 역량을 강화하는 대만 정책을 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샤먼대학 대만연구원 탕융훙(唐永紅) 교수는 해당 매체에 "라이칭더 당선자가 양안관계를 잘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만큼 중국은 대만과 맺은 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전면 중단시켜 양안 제품에 대한 특혜관세 적용을 없앨 수 있다"고 밝혔다.

왕젠민(王建民) 중국 민난사범대 양안연구원 명예원장은 연합보에 "중국은 라이칭더 당선자가 5월 20일 총통에 정식 취임한 이후 군사적 도발을 늘릴 수 있다"며 "그가 차이잉원 총통의 양안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대만 독립에 관한 그의 급진적인 입장을 감안하면 양안 갈등이 앞으로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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