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무비자 입국에다 일에 대한 스트레스 없어
에콰도르 금리 연 8%, 이자로만 현지 중산층 생활 가능
코로나19 거치면서 생활고에 시달린 중년층 관심 집중
최근 불거진 치안 문제가 골칫거리, 생활비도 생각보다 많이 들어

중국 베이징 천단공원.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중국 베이징 천단공원.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 중년층이 금리 8%인 남미 에콰도르로 투자 이민을 가서 은행 이자만 받고서도 현지 중산층처럼 생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중국 언론 매일인물사가 15일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현재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살고 있는 안후이성 출신 정(鄭)모는 올해 38세로 베이징에서 활동하던 광고 디자이너 출신이다. 그는 프리랜서로 뛰면서 매달 1만 위안 정도를 벌었지만 기업들이 원가절감을 위해 광고를 줄이자 직격탄을 맞았다. 불면증에 시달리다 우울증 확진까지 받았다. 코로나 팬데믹을 맞아 베이징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 안후이성으로 돌아간 뒤 그는 2022년 3월 우연히 에콰도르 이민에 대한 글을 보고는 이민을 결심했다. 무엇보다 그의 눈길을 끈 것은 에콰도르 은행 이자가 연 8%라는 점이었다.

그는 고향에 있던 집을 처분한 돈을 가져가 매달 받는 이자로 키토 도심 공원 부근의 70㎡ 아파트 월세 400달러를 비롯해 월 생활비 1000달러를 충당하고 있다. 에콰도르는 2000년대 경제위기 이후 자국 화폐 발행을 중단하고 달러를 자국 통화로 삼고 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그는 날마다 오전 2시간 대학에 가서 스페인어 수업을 받은 뒤 오후에는 공원을 산책하는 일로 소일하면서 중국에서 시달리던 불면증이 사라졌다고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베이징 출신 리모는 남편과 함께 2021년 에콰도르에 간 뒤 매달 이자로 900달러를 받아 생활비 80%를 충당하고 있다.

그녀는 원래 수학강사였다가 2021년 당국의 사교육 중단 정책 발표로 직격탄을 맞았다. 다른 직장을 구하기도 했지만 수입이 신통찮았고, 급한 마음에 주식 투자에 손을 댔다가 주가 폭락으로 10만 위안 투자에 3만 위안 손해를 봤다.

그녀는 남편과 상의한 끝에 외국으로 떠나자고 결심했고 2016년부터 중국 국민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있는 에콰도르가 눈에 들어왔다. 더욱이 은행에 예금을 하면 이자를 많이 주고 이민을 하면 영주권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매력으로 느꼈다.

에콰도르에서 5년째 이민중개회사를 운영하는 장후이는 매일인물사와의 인터뷰에서 "에콰도르에 투자 이민을 오는 중국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2019년에는 한 달에 평균 10여명이 문의를 했다면 2020년부터 해마다 2배 이상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에콰도르 사람인 그의 아내는 "에콰도르에 별로 좋은 것도 없는데, 중국 사람들이 왜 이렇게 몰려오는 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그는 전했다.

실제로 에콰도르는 바나나와 같은 열대 과일이나 일부 농산물 빼고는 대다수 생필품을 외국에서 수입해 물가가 의외로 비싼 편이다.

에콰도르에 이민을 간 중국 사람들에게 최근에는 치안 불안이라는 골칫거리까지 생겼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갱단 두목이 지난 7일(현지시간) 탈옥한 이후 무장 괴한의 방송국 난입, 대법원장 자택 주변 폭발물 테러, 차량 방화 범죄가 이어지면서 에콰도르 정부가 60일간 비상사태를 선포해 중국인 교민사회가 불안해하고 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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