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감소 속, 핵심지역 집중 현상 심화
주가 상승으로 순자산 증가한 것도 원인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일본 도쿄의 신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도쿄·신주쿠)가 최근 발표한 2023년의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은, 도쿄시내 23개구에서 전년 대비 39.4% 상승한 1억1483만엔으로, 조사를 시작한 1974년 이후 처음으로 1억엔을 돌파했다. 용지 취득비와 건축 비용이 상승하면서, 판매 가격이 오르고 있다. 노무라부동산 등 대형 개발회사들은 높은 가격으로도 판매를 전망할 수 있는 도시 지역으로 공급을 집중하고 있다고 일본경제신문이 보도했다.

수도권(도쿄, 가나가와, 사이타마, 지바)의 평균 가격은 28.8% 상승해 8101만엔이었다. 분양 호수는 전년 대비 9.1% 감소인 2만6886호로 1992년 이래의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도쿄 23구의 최근 5년간 상승폭은 60.8%에 이른다. 가나가와현의 11.2%, 사이타마현의 13.1%와 비교해 상승폭이 두드러진다.

분양 첫 달의 계약률은 도쿄 23구가 71%로, 호조의 기준인 70%를 2년 만에 웃돌았다. 가나가와현(68.5%)과 사이타마현(61%)은 전년을 밑돌았다.

이 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가격 급등 영향으로, 분양 이후 완판까지의 기간이 장기화하는 등, 수요가 한풀 꺾이는 지역도 나오고 있다"고 이 매체에 설명했다.

일본 도쿄 주택가. /사진=AP, 뉴시스
일본 도쿄 주택가. /사진=AP, 뉴시스

도심에서는 대기업 간부나 경영자 등의 부유층을 타겟으로 한 고액 분양물건이 잇따라 등장했다.

건축비 상승으로 분양업체들은 교외에서 저렴한 물건을 내놓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 때문에 각 업체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고소득자를 중심으로 일정한 수요가 예상되는 도심 지역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고가 아파트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한 부동산 대기업 간부는 아베노믹스 이후 주가 상승으로 순자산이 늘어난 것도 매입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에 의하면, 세대의 금융 자산(부동산 구입 등에 의한 부채를 공제)이 1억엔 이상의 부유층은 2021년에 148.5만세대로, 추계를 개시한 2005년 대비 70% 증가했다. 자산의 위험 분산이나 절세 대책으로 고급아파트 구입이 선택되고 있는 면도 있어, 향후에도 자산성이 높은 도심부에서는 고액 물건의 거래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도쿄 도내의 신축 고급아파트 가격은 평균 연수입의 15배 정도까지 상승했다. 저금리가 버팀목이라고는 하지만 가구 연봉이 1000만엔이 넘는 맞벌이 부부인 '파워커플'도 구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미츠비시UFJ신탁은행의 한 담당자는 "교외에서도 도심에 접근하기 쉬운 지역에는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신축 아파트 구입 자체가 '하나의 꿈'이 되고 있다"고 이 매체에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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