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외교장관 "중국계 호주 작가 사형집행 유예판결, 양국관계 영향"
페니 웡 장관, 호주 의회 청문회 출석 발언
이번 판결, 호주·중국 새로운 충돌점 되나
웡 장관 "양국, 체제는 달라도 대화는 계속 해야" 여운 남겨
양국관계, 중국의 호주산 제품 수입제한 보복 후 최근 회복단계

양헝쥔 박사(왼쪽)와 그의 부인. /사진=AP, 뉴시스
양헝쥔 박사(왼쪽)와 그의 부인.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계 호주 작가 양헝쥔(楊恒均·58)이 지난 5일 베이징 법원에서 간첩죄로 사형집행 유예판결(2년이 지나면 무기징역으로 감형하는 중국 특유의 사법제도)을 받은 것에 대해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은 15일 "이번 판결은 양국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비통함을 느끼는 호주 사람들에게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홍콩 명보가 보도했다.

페니 웡 장관은 이날 호주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불행하게도 이번 판결은 사람들의 중국 제도에 대한 시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양헝쥔 박사의 건강과 복지가 최우선 고려 사안"이라며 "호주 정부는 모든 대화 채널을 활용해 양헝쥔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호주는 중국과 왕래를 계속할 것인가.

웡 장관은 "호주와 중국 두 나라는 체제가 서로 다르지만 이것이 우리가 계속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호주 정부는 전략 국가안보나 외교정책의 입장을 바꾸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심사숙고하면서 대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주중 호주대사관 관계자는 "대사관 관계자가 매달 양헝쥔을 면회하고 있으며, 가장 최근 방문은 (판결 이튿날인) 지난 6일 이뤄졌다"고 말했다고 대만 연합보가 보도했다.

양헝쥔은 본명이 양쥔(楊軍)으로 과거 중국 외교부에서 일하다가 1999년 호주로 이민을 가서 작가로 활동하면서 중국 민주화 운동을 지지했다. 2019년 중국 당국에 간첩죄로 체포됐다.

최근 중국 인터넷에 나도는 검찰 기소장에 따르면 양헝쥔은 대만 군 정보당국에 40건의 중국 기밀문건을 넘기고 1770만 대만 달러(약 7억5000만원)를 대가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양헝쥔 판결에 나온 직후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불만과 분노를 나타냈고, 양헝쥔 사건이 호주와 중국 간 새로운 충돌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명보는 보도했다.

양국관계는 호주가 홍콩 인권 문제, 코로나19 중국 기원 등을 거론하면서 중국의 호주산 제품에 대한 수입 제한 보복 조치로 최악의 상태를 맞았다가 최근 회복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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