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의태 기자] 연세대 신촌캠퍼스 내 대우관은 경제학과 56학번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이 상경대 동문회장 시절 자신과 동문들의 기부금으로 1996년 완공한 건물이다.

▲ 김우중 전 회장이 강연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와 눈물을 흘리고 있다.
2일 대우관에 처음 들러 후배들에게 공개강연을 한 김 전 회장은 감정이 복받친 듯 눈물을 흘렸다.

환영사와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의 강연에 이어 12시 30분경 강단에 오른 김 전 회장은 "밤 늦은 시간 도서관을 나와서 백양로를 멀리 바라보며 이 세상이 전부 내 것인냥 자신감을 품었다"며 모교를 찾은 소감을 밝힌 뒤 "우리 세대가 경제발전의 중심이 돼 후배세대에게 자랑스런 선진한국을 물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세계경영의 정신, 전략과 조직(부제 : 신흥시장은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우리 경제가 아직도 선진국 수준에 진입하지 못한 점에 대해 후배들에 미안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자신이 공을 들였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 관심을 기울여야한다는 조언도 했다.

김 전 회장은 이어 "개발도상국 마지막 세대가 될테니 선진한국의 첫 세대가 되라고 후배세대들에게 항상 말했다. 하지만 아직 선진국 진입을 못하고 있다"면서 "미안하게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신이 못다이룬 '세계 경영'의 꿈을 후배들이 이어가주길 바라는 마음도 피력했다.

그는 "나라가 약하면 국민들이 기를 펴지 못한다. 조국이 강해야 개인 발전도 가능하다"면서 "항상 국가를 마음에 담아둬야 한다. 사회에 진출하거든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세계무대에서 경쟁해달라"고 당부했다.

젊은 세대가 창업에 적극 나서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는 주문도 했다. 제2의 창업세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언제든지 조언을 해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김 회장은 "계속 좋은 기업이 생겨나야 하고 기업가 정신으로 창업의 꿈을 키워나가야 한다"면서 "이런 바람을 담아 제2의 창업세대를 꿈꾸는 학생들을 선발해서 조언을 전하고 싶다. 젊은이들에게 기업가정신을 심어주며 여생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대우그룹 해체 및 재평가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치 않았다.

김 전회장에 앞서 김우중 회고록을 집필한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는 "정부에서 가장 잘했다고 하는 것이 기업부채비율을 감소시켰다는 것인데 은행들이 기업부채 줄이는 대신 자기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가계쪽으로 빚을 왕창 늘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동산 투자를 생각하고 빚을 냈는네 부동산 시장이 무너졌다. 그러다보니 빚을 갚지 못하고 내수가 죽고 저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어 "정부는 가장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했다고 자부하는데, 그 후 경제가 좋아졌느냐"고 자문한 뒤 "아니다. 지금 저성장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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