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모방 제품 출시 논란에다 아들 미국 국적 보유까지 구설에 올라
장쑤성 일부 편의점, "농부산천 제품 안 판다" 불매 선언
중국 경제계 "무리한 애국심, 민영기업 경제 회복 노력에 찬물" 지적

사진=농부산천(Nongfu Spring) 홈페이지 캡처
사진=농부산천(Nongfu Spring) 홈페이지 캡처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 최대 생수업체 농부산천(農夫山泉)이 민족주의 누리꾼의 집중 공격에 흔들리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농부산천의 경쟁업체인 생수업체 항저우 와하하그룹 쭝칭후(宗慶後) 창업자가 지난달 25일 세상을 떠나면서 시작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일부 누리꾼이 인터넷에 쭝칭허우 와하하 창업자의 별세를 애도하면서 "농부산천 중산산(鍾睒睒) 창업자가 와하하 대리점을 하다가 독립한 뒤 부도덕한 경쟁수단을 이용해 생수시장을 뺐었다"고 공격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이어 인터넷 여론은 농부산천의 일부 제품 디자인이 일본 절을 본떠 일본을 숭상했다고 비판했고, 중산산 창업자 아들이 미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는 데까지 번졌다.

동부 장쑤성 창저우(常州) 일부 편의점은 지난 1일부터 농부산천 제품을 팔지 않는다고 선언했고, 일부 누리꾼은 농부산천 생수를 변기통에 붓는 퍼포먼스를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여론이 나빠지자 중산산 창업자는 지난 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배신 논란에 대해 해명하면서 "쭝칭허우 와하하 창업자와는 정상적인 경쟁자이며, 평소에 스승이며 친구로 지냈다"면서 "쭝 회장도 누리꾼이 공격하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농부산천은 일본 모방 논란에 대해 "제품의 디자인은 일본 디자인을 흉내낸 것이 아니라 중국 의 절에 기반을 둔 예술적 창작물"이라고 해명했다.

중국 경제계는 이번 논란이 다른 민영기업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SCMP는 보도했다.

중국 저장성 원저우 중소기업협회 저우더원 회장은 해당 매체와 인터뷰에서 "민족주의가 민영기업의 자신감을 다시 살리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가장 무서운 것은 애국주의라는 이름으로 사람을 공격하는 것이며, 경제 회복은 말로 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와하하와 농부산천은 둘 다 민영기업 본산인 저장성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공격보다는 칭찬을 받을 만한 저명한 국내 기업"이라며 "농부산천이 중국 경제와 사회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하고 있는지, 그들이 얼마나 많은 세금을 내는지 상상해보라"고 밝혔다.

중산산 농부산천 창업자는 601억달러 재산으로 2023년 포브스 선정 중국 부자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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