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 이름 남사군도) 세컨드 토마스 암초(중국 이름 런아이자오, 필리핀 이름 아융인) 부근에서 지난 5일 보급 임무를 수행하던 필리핀 함정이 중국 해경선과 충돌한 사건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가 한국을 겨냥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개입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고 글로벌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동방위성TV 기자 질문에 대해 "한국 외교부 대변인의 남중국해 관련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중한(한중)관계에 불필요한 부담을 늘리지 말라"며 반발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앞서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일 정례 브리핑에서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필리핀 선박이 충돌하고 필리핀 선박에 대해 물대포가 사용되면서 벌어진 위험한 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이런 상황은 선원들의 안전을 위협하며 남중국해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고 글로벌 타임스는 지적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사건의 책임은 완전히 필리핀 측에 있고, 한국은 남해(남중국해) 문제의 당사자가 아니다"며 "한국은 그동안 여려 해 동안 유지해온 신중한 중립 입장을 바꾸면서 남중국해 문제에서 여러 차례 중국을 비난했고, 중국은 그때마다 즉시 교섭을 제기(항의)하면서 반대입장을 밝혔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스스로 알아서 일을 잘 처리해야 하고, 분위기에 휩싸여 덩달아 떠들지 않아야 하며 정확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 기자가 "그러면 어느 나라가 남중국해에 언급할 수 있느냐"고 질문하자 왕원빈 대변인은 "왕이 외교부장이 말했듯이 중국과 아세안의 공동 노력으로 2002년 맺은 남중국해 '행동선언'(DOC)에 따라 남중국해가 소란한 세계에서도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컨드 토머스 암초는 무인 암초로 필리핀의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 안에 자리잡고 있으며, 중국은 이른바 구단선 안에 들어갔다며 이 암초를 포함한 전체 스프래틀리 군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