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국과는 정서가 아주 다른 나라다. 재정절벽 문제로 온 나라가 비상이 걸렸는데도 이 일을 팽개치고 대통령과 의회가 모두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나버린 것이다.

한국 같으면 나라가 위기국면에 빠졌을 때 대통령이나 의회가 휴가를 간다면 아마 온나라가 벌집이 될 텐데 미국은 그렇지 않다. 그것이 바로 미국이다.
 
크리스마스 휴가로 인해 미국 민주-공화 양당간 재정절벽 협상이 잠정 중단된 가운데 미국 언론들만 걱정스런 얘기들을 쏟아냈다.
 
26일(한국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재정절벽 협상과 관련해 연내 민주-공화 양당 간 빅딜 협상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우선 급한대로 부분 합의 즉, 스몰딜만 한 채 협상을 내년으로 끌고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공화당의 자신감 상실은 협상을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이고 앞으로는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미 상원에서 재정절벽 처리를 주도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또 재정절벽 협상이 무산될 경우 미국은 신용등급 강등 및 저소득층 세금폭탄이란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증시도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이때문에라도 내년에도 재정절벽 협상을 위해 양당이 부단히 노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와관련, 파이낸셜 타임즈는 재정절벽 부담감에 미 증시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공화당의 협상력이 크게 약화된 만큼 앞으로 재정절벽문제는 민주당중심의 상원에서 주도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제 재정절벽 연내 빅딜은 물건너갔고 스몰딜 통과만 가능한 상황이 됐다고 보도했다.
 
재정절벽 협상이 불발될 경우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도 제기됐다. 미 금융전문가인 아트카신은 재정절벽문제가 해결되지 못할 경우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무려 95%라고 엄포를 놨다.
 
다른 전문가들도 재정절벽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미국 경제는 부채 상한선을 돌파하게 되고 결국은 재정상황이 위기 국면으로 더욱 나빠져 결국은 신용등급 강등같은 커다란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글로벌 증시도 일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재정절벽시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의 타격이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보도했다. 재정절벽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온갖 감세혜택이 사라져 저소득층 세율은 55.2% 늘고 고소득층 세율은 24.5%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라는 보도다.
 
그러나 연말이 아닌 내년초에라도 재정절벽 문제만 해소되면 미국 경제는 여전히 상승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씨티그룹은 내년 초에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주택시장과 에너지 시장이 활성화 돼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향상될 것이며 내년 S&P 500지수도 13%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미국 및 글로벌 전문가들은 재정절벽 해소의 중요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미국 정치권도 협상시한을 연장해가며 내년 초까지는 어떻게든 해결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재정절벽 협상이 지연되면서 당장 한국 증시의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이 최근 17일간이나 한국시장에서 순매수를 한 것이 큰 걱정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외국인들이 많이 산 시가총액 상위종목 주식의 경우 언제 매물로 변신할지 모를 상황이다. 이 경우 한국 증시가 크게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기관투자가들도 내년 초엔 보유주식을 팔고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할 것으로 보여 이에 대비한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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