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이미애 기자] ECB(유럽중앙은행)의 대규모 돈풀기는 유가에 호재가 되기엔 역부족이었다. 유럽 경제가 좋아지면 유가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었으련만 단기적으론 그렇지 못했다.

유럽중앙은행의 파격적인 양적완화 결정으로 유로화가치가 폭락하고 미국 달러가치가 폭등하자 유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유가와 달러는 천적관계다. 게다가 미국의 원유재고까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면서 유가는 다시 고개를 떨궜다.

설상가상 세계은행은 "올해 대부분의 자산가치가 추락할 것"이라고 전망, 유가 불안을 가중시켰다.

22일(현지시각) 미국 상품시장에 따르면 이날 국제유가가 다시 추락했다. 하루 급등하고 나면 하루는 급락하는 ‘밀당’이 이날에도 지속됐다.

이날 WTI(서부텍사스산) 3월물 가격은 배럴당 1.47달러(3.1%) 급락한 46.31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 3월물 가격도 배럴당 51센트(1%) 떨어지면서 48.52달러로 밀려났다.

무엇보다 수급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미국 재고 부담이 왕창 커졌다는 뉴스가 유가를 다시 강타했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전주 대비 무려 1010만 배럴이나 폭증했다”고 전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270만 배럴을 무려 네배나 웃도는 것이다. 지난 2001년 3월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그 뿐 아니다. 미국 정유공장들이 정기보수에 돌입하면서 가동률이 85.5%로 대폭 낮아진 것도 유가 불안을 키웠다. 이는 가격부담을 지속시킬 요인으로 부각됐다. 정유공장이 가동을 줄이면 원유 재고부담은 더 커질 수도 있다.

여기에 이날 유럽중앙은행이 최소 1조1400억 유로규모의 대규모 양적완화 결정을 내린 것도 단기적으론 유가를 짓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럽중앙은행 조치로 미국 달러화가치가 11년만에 최고치로 폭등했고 이는 원유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가는 미국 달러표시로 거래된다. 그런데 대부분 국가의 통화가치가 미국 달러 대비 추락한 상황에서 자국 통화가치 하락은 신흥국의 유가하락분을 상쇄시키는 악재가 되기도 한다. 달러와 유가는 상극이다. 달러가치 폭등은 유가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이날에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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