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삼성화재가 그동안 유지하던 주주친화정책을 철회하고 해외시장에서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M&A 등 다양한 방법을 구사할 것이란 전망에 주가가 지난 17일 급락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주가가 더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해외 진출에 성공한다면 기업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삼성화재 주가가 지난 17일 급락세를 보이면서 향후 투자자들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날 삼성화재 주가는 3만1000원(10.60%) 하락하며 26만15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주가 회복을 기대하던 투자자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UBS,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주문이 쏟아지면서 장중 한때 26만원 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이날 삼성화재 주가 급락은 자사주 매입을 멈추고 배당을 축소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16일 실적 발표회에서 해외 진출을 통한 성장과 금융당국의 자본 규제 대응을 위해 '333정책'을 지속할지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그동안 이익의 30%만 유보하고 나머지 3분의 1씩은 각각 자사주 매입과 현금배당에 활용하는 ‘333 정책’을 유지해 주주들의 호평을 받아왔다.

삼성화재의 이 같은 안정적인 주주환원정책이 그동안 보험업종 내에서도 높은 주가를 떠받쳐온 원동력이었던 만큼 정책이 바뀔 조짐에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되고 투자자들도 이탈했다는 지적이다.

삼성화재의 주주친화적인 배당정책은 지난 3년간 다른 손해보험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비싼 주가를 지탱해온 동력이었다. 이번에 회사가 해외 투자를 본격화하기로 결정하면서 기존 자본정책에 변화를 주려고 하자 투자심리가 냉각되고 팔자 모드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삼성화재의 이 같은 정책에 목표주가를 내려잡기도 했다. KDB대우증권은 기존 주주환원정책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단기매수(Trading Buy)'로, 목표주가를 35만5000원에서 32만5000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이고 배당성향 역시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삼성생명에 이어 삼성화재도 해외사업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M&A를 포함한 다양한 방법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이 회사 주가 상승 모멘텀은 제한적이나 해외 진출에 성공한다면 주가 레벨업은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정책 변경으로 단기적으로 주가는 주춤거릴 수 있으나 자생적으로 차별화된 손해율로 안정적 이익창출이 가능하고 높은 RBC비율로 중장기적으로 업종 내에서 환경변화에 가장 유리하다"고 전했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도 "해외사업 추진은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나 단기적으로는 주주가치 극대화와 상충할 것"이라며 "현재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성 둔화에 따라 해외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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