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경제전문기자 정필모 국장(전문위원)...달러의 비밀 집중 분석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미국 달러는 알다가도 모를 괴물같은 통화다. 세계 최대 적자국 미국이 가난해져도 달러의 힘은 강해진다. 말도 안되는 돈이다. 왜 그럴까.

이런 비밀을 추적하고 캐낸 책이 발간돼 주목된다. KBS에서 30년간 경제기자 생활을 해가며 달러의 비밀을 추적한 저자 '정필모'의 "달러의 역설"이라는 신간이 그것이다.

책의 내용이 흥미롭다. 세계 최대 적자국이자 세계 경제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적자가 더욱 심화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진 나라가 되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월에 발표한 2015년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 경제는 호전적인 데 비해 다른 국가들의 경제는 부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미국 달러가치는 급격히 절상됐다. 지난 18일(미국시각)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지나친 달러 강세로 인해 미국의 경제와 수출이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할 만큼 최근 달러가치는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이와 관련, 저자는 "달러의 역설"(21세기북스) 이라는 신간을 통해 “바로 이런 논리적 모순 상황이 세계 금융위기를 유발했다”면서 위기 탈출 대안과 해법을 제시해 경제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저자는 미국이 세계 최대 적자국임에도 ‘슈퍼 달러’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와 관련해, “미국의 달러가 바로 ‘세계 기축통화(국제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이어 저자는 세계 경제가 달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불합리한 현실을 꼬집는다.

기축통화를 가진 미국의 ‘과도한 특권’에 문제가 있음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전 세계의 금융 거래가 달러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모든 나라가 어쩔 수 없이 달러를 떠받쳐 주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상황을 ‘달러의 역설(Dollar’s paradox)’이라 새롭게 정의 내리고, 이 관점에서 세계 경제위기를 진단하는 한편 앞으로 세계 경제,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새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필자는 지난 1997년 일찍이 외환위기를 겪은 한국이 미래에 같은 일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현명한 대처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에 더해 저자는 신간을 통해 ▲ 달러화로 인해 흔들리는 유럽과 발목잡힌 아시아의 상황도 조명했다. 위안화 국제화, 엔저, 유로존 위기 등 가장 최근의 경제 화두까지 신간에 녹여 냈다.

또하나, 저자는 달러화로 인한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브레튼 우즈’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기축 통화국의 책임을 강화하고 목표 환율권 제도를 도입하며 자유로운 자본이동을 제한함으로써 시장 안정을 꾀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 책은 총 9개의 chapter(챕터)로 구성됐다.

▲ chapter 1: 달러, 다시 태풍의 눈이 되다 ▲ chapter 2: 역사로부터 배우다 ▲ chapter 3: 위기를 부른 금융 세계화 ▲ chapter 4: 적자의 늪에 빠진 달러 제국 ▲ chapter 5: 그래도 달러는 강하다 ▲ chapter 6: 달러에 발목 잡힌 중국 ▲ chapter 7: 흔들리는 유로존 ▲ chapter 8: 미국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일본 ▲ chapter 9: 안전한 국제 금융질서의 모색 등이 그것이다.

1987년 KBS에 입사해 30년 가까이 경제전문기자의 길을 걸으면서 특히 금융위기와 국제 경제질서에 많은 관심을 쏟아 온 저자의 예리한 분석이 신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저자는 KBS 보도본부 경제과학 팀장, 제작팀장, 경제뉴스 해설위원을 거쳐 현재 KBS 국장급 보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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