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생로병사의 비밀, 척추측만증 위험성 경고

▲ 출처=KBS '생로병사의 비밀' 홈페이지 캡쳐

 

[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신체의 중심축인 척추가 틀어지는 척추측만증은 성장기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발생한다. 이런 가운데 KBS '생로병사의 비밀'이 "척추측만증을 방치하면 심각한 척추변형은 물론 폐가 압박되는 등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전했다.

9일 방송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척추 건강을 위협하는 척추측만증에 대해 보도했다. 경추, 흉추, 요추, 천추 등 총 33개의 뼈로 구성돼있는 척추는 앞에서 봤을 때는 곧은 일자, 옆에서 봤을 때는 완만한 S자인 만곡형을 나타내야 정상이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원인에 의해 척추가 틀어지고 S자 형태를 보이면서 10도 이상 휘어진 경우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게 된다.

김우경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청소년에겐 특발성 척추측만증이기 가장 흔히 발생하는데 특발성이란 의학적으로 원인을 모른다는 의미다. 반면 성인에겐 퇴행성질환으로 인한 척추측만증, 척추전방 전위증, 척추관 협착증, 골다공증성 압박골절 등이 발생 한다"고 설명했다.
 
16살 지선우 학생은 2차 성징이 시작되면서 척추측만증이 급격히 진행됐다. 실제로 지난해 척추측만증 환자 중 45.8%가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성장통으로 인한 통증으로 생각하고 방치하기 쉽다.

지선우 학생의 아버지는 "걸음걸이가 좀 이상하다는 것 외에는 증상이 없었는데 어느 날 보니 날개뼈 한쪽이 심하게 튀어 나와 있길래 옷을 걷어보니 허리가 S자모양이었다. 병원에 와서 진단했을 때는 이미 척추가 50도 가량 휘어있었다"고 말했다.

척추가 S자로 휘는 현상에 대해 김학선 연세대 강남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크게 C자로 휠 경우 몸이 한쪽으로 기울면서 환자가 걷기 힘들 텐데 S로 휘면서 균형을 맞춘다. 몸의 방어력이 작용한 것이다. 다만 척추측만증이라고 해도 같은 치료법을 쓰는 것은 아니고 초등학생의 경우 20도 이상, 중학생은 40도 이상, 고등학생은 50도 이상이 돼야 본격적인 치료를 한다. 초등학생의 경우 성장가능성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게 되면 관찰을 거쳐 보조기 착용 또는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청소년에게 많이 발생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10살 전후 성장기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성장으로 인해 그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다. 조기에 발견하면 보조기를 활용하게 되지만 성장기가 지나고 상태가 심각한 경우 수술을 해야한다.

지선우 학생의 의료진은 “척추를 교정하는 수술을 통해 휘어져 있는 각도를 10도 이내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1자로 무리하게 필 경우 신경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서승우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척추는 한번 휘면 다시 펴지지 않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성장기의 청소년의 경우 제 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최대 80도까지 휘어지는 심한 변형으로 흉곽 내 기관을 누르게 된다"고 경고했다.

척추측만증의 악화로 심각한 합병증이 우려되는 경우도 있다. 14살의 여학생은 초기 55도 정도로 휘었던 척추가 최근 70도로 휘면서 내부 장기를 압박하고 있었다. 성장판이 닫히지 않은 상태에서 척추변형이 지속되면 내장기관을 감싸는 흉곽이 줄어들면서 폐를 압박하게 되고 호흡곤란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다.

정면으로 섰을 때 어깨 높낮이가 다르거나 몸이 기울어져 걸음걸이가 바르지 않은 경우 정면으로 자세를 굽히고 뒤에서 등의 높낮이를 재봤을 때 몸통 기울기가 5도 이상 차이날 경우에는 척추측만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척추측만증이 의심되면 병원에서 X레이 사진, 자기공명검사를 통해 척추상태를 살펴보는데 X레이 사진 상 척추가 10도 이상 휘어져있는 경우 척추측만증을 진단받게 된다.

척추측만증의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보조기 착용과 함께 신체 균형을 잡아주는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16살의 박진수 학생은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고 5개월째 보조기를 착용하고 있다. 보조기는 몸통을 고정시킴으로써 척추측만증 진행을 막는다. 실제 보조기를 착용한 청소년 척추측만증 환자 72%가 효과를 본 것으로 전해진다. 착용시간이 길수록 효과가 높다.

박진수 학생은 "처음엔 익숙하지 않고 고통이 있었는데 지금은 잘 때도 착용하고 잔다"고 전했다.

한편 노화가 부른 퇴행성 척추측만증의 경우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척추의 골밀도가 약해지면서 무너져 전달되는 압박이 신경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특히 좌우로 틀어지는 변형이 심각할수록 척추 뼈 사이로 신경이 끼어들면서 고통이 심해진다.

척추측만증 환자의 허리, 골반부위 통증은 일반 노인이 비해 2배 이상 높지만 대부분 노화로 인한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퇴행성 척추측만증의 경우 통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수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보존적 치료가 가능한 경우 척추를 받치는 근육을 균형감 있게 발달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더불어 허리를 펴는 동작의 스트레칭을 해주고 가급적 허리를 펴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다.

김기택 강동 경희대학교 정형외과 교수는 "어르신들의 경우 수술을 하는 것이 통증관리 차원이다. 삶의 질차원에서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힘들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등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가 수술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진은 "휘어지고 틀어진 척추측만증이 의심되면 바로 병원을 바로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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