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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이 초래한 대통령 시신 절도사건
통화정책이 초래한 대통령 시신 절도사건
  • 장경순 기자
  • 승인 2015.04.19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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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히스토리 채널에서 얻는 지식, 까막눈 임금이 역사를 배우듯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 남북전쟁의 영웅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서거한지 11년이 지난 1876년은 대통령 선거가 있던 해다.

11월 7일,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선거에만 집중된 이 날을 엄청난 범죄의 결행일로 잡은 사람들이 있었다. 링컨 대통령의 시신을 훔치려고 했던 것이다.

▲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조지 워싱턴과 함께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이다. 2월 셋째 주 월요일 '대통령의 날(Presidents' Day)'은 워싱턴과 링컨의 생일을 기념하는 공휴일이다.

링컨은 그냥 여러 명 있는 전임 대통령의 하나에 불과한 인물이 아니었다. 대통령 중의 대통령, 미국인들이 너무나 존경하는 인물이었다. 1970년대에 공휴일로 지정된 2월 셋째 주 월요일 ‘대통령의 날’도 건국 대통령 조지 워싱턴과 링컨의 생일을 함께 기념하는 것이다. 100여년이 지나서도 이 정도인데 내전을 승리로 이끌고 서거한 지 11년이 지났을 때의 추모는 더욱 열렬했다. 그런 국가적 영웅의 시신을 절도하려고 덤벼든 것이다.

범죄는 모든 미국인들을 경악시킬 만한 것이지만, 법률적으로는 징역 1년을 넘지 못할 경범죄에 해당했다. 당시에는 시신 절도에 관한 법이 없었던 것이다.

절도범들이 존경받는 전 대통령 시신을 훔치려고 든 이유는 남북전쟁에서 패한 복수를 한다거나 미국을 혼란에 빠뜨리겠다는 따위의 전쟁 범죄적 의도와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

이들은 위조지폐범이었다. 원래 미국에는 공인된 화폐가 없었다. 은행들이 알아서 발행하는 것들이 마구 통용됐다. 이것을 링컨 대통령이 통일시켰다. 그렇다고 중앙정부의 공인 화폐 발행 자체에 불만이 있어서도 아니었다.

일당 가운데 위폐를 제작하는 기술자 벤자민 보이드가 투옥되자, 링컨 시신을 인질로 삼아서 투옥된 보이드와 교환하자는 의도였다.

뭔가 범죄 동기부터 엉성해 보이는 이들은 시카고의 선술집에서 결탁했다. 술집의 장식품인 링컨 대통령 흉상이 내려다보고 있는 자리에서 이들은 범죄를 모의했다.

4명이 이 엄청나면서도 엉성한 범죄에 뜻을 합쳤는데, 사실 이 가운데 두 명이 전부터 나머지 두 명을 붙잡으려고 혐의를 찾던 화폐당국의 고용인들이었다. 안 잡힐래야 안 잡힐 수가 없는 범인들이었던 것이다.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 오크리지 묘소의 링컨 대통령 묘역에는 이미 체포조가 매복하고 있었다. 이들은 범인이 오기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절도범들이 교통비가 부족해서 숙소에서 3~4km나 되는 이 곳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안치실에 잠입한 범인들에게도 링컨에 대한 존경심이 아니면 그의 카리스마에 대한 외경심이 있었던 모양이다. 대리석 덮개를 열려고 했지만 벽에 막혀 완전히 젖힐 수가 없었다. 한 사람이 망치를 들어 덮개를 부수려하자 다른 범인이 놀라서 다급히 “안돼”라고 말렸다. 그래서 일부만 열린 틈으로 관을 들어 올렸다. 검거대원들이 쳐들어 온건 이때였다.

현장에선 간신히 도망쳤지만, 붙잡히는데 걸린 시간은 열흘에 불과했다. 링컨 대통령 시신을 지켜낸 화폐당국은 훗날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으로 발전해 오늘날 살아있는 대통령을 지키고 있다.

이렇게 엉성한 범인들이 묘역까지 잠입하는 데까지 성공한 건 단 하나의 똑똑함 때문이다. 선거일을 골랐다는 점이다. 새 대통령을 뽑는 날 돌아가신 대통령을 참배할 사람은 별로 없어서 묘역이 한산했던 것이다.

하지만 대리석 관 밖으로 목관이 나온 모습은 묘소 관리인에게 충격이었다. 관리인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링컨 대통령의 관을 지하실로 몰래 옮겨놓고 이 사실을 자신과 소수의 친구들끼리만 비밀로 간직했다. 한동안 사람들은 비어있는 묘역에 참배했던 것이다. 나중에 묘역의 건물이 재건축될 때 링컨 대통령의 시신은 제 자리를 찾아갔다. 후에 링컨 대통령의 아들은 절도의 여지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 콘크리트로 아버지의 시신을 매장했다.

이 얘기는 케이블 TV 히스토리 채널에서 알게 됐다.
 

▲ 링컨 대통령의 시신을 운구한 열차. 1865년 4월21일 워싱턴을 출발해 5월3일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 오크리지에 도착할 때까지 정차하는 곳마다 무수한 미국국민들의 추모로 인해 일정에 곤란을 겪었다.


나는 지금 컴퓨터 지식이 기사나 쓰고 즐기는 게임을 하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소싯적에는 학교에서 ‘도스의 마스터’로 대접도 받던 사람이다. 윈도 나오기 전, 도스 3.2, 도스 3.3 하던 시절이다. 1990년대 초반 얘기다.

솔직하게는 우리 학교 이공계가 수도권에 따로 캠퍼스를 갖고 있어서 ‘호가호위’를 좀 할 수 있었다. 철저하게 나를 신뢰해 주시던 체육교육과 정철정 교수님한테는 다소 송구한 마음이 좀 남아있다. 경제학과 김태동 교수님 PC는 손봐주러 갔다가 완전히 공장으로 보낸 적이 있다. 한은 출입기자 때 교수님이 금융통화위원으로 부임을 하셨는데 이 사실이 괜히 좀 마음에 걸렸다.

지나간 시절 얘기를 왜 하냐 하면, 오랜 세월 PC와 가깝게 살다보니 눈의 피로가 쌓여서 책을 가깝게 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나이가 지천명이 되다보니, 말 한마디 글 한 줄도 제대로 알고 해야 된다는 부담은 더 커진다. 핑계가 어떻든 갈수록 책을 읽고 배워야 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진다.

이런 나한테 정말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새로운 지혜의 공급처가 내셔널지오그래픽, 디스커버리와 함께 히스토리 채널이다. 한 가지 불만은 케이블사가 가끔씩 편성에서 이 채널을 제외한다는 점이다.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는 와중에도 뜻밖의 지식을 얻는 만족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만나는 사람마다 “만세! 히스토리채널이 돌아왔다”라고 홍보해 줄 터이니 케이블사는 부디 이 채널을 고정적으로 제공해 주기 바란다.
 

▲ 히스토리 채널 홈페이지의 모습.


책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연극이나 남이 읽어주는 구술이 지혜 습득의 대안이 돼 왔다.

중국 5호16국 시대 후조의 석륵은 살아있는 동안 대륙의 최강자로 위세를 떨쳤다. 그는 글을 한 자도 못 읽는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오랑캐 임금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다른 오랑캐들과는 차별화된 덕목이 있었다. 역사에 대단히 관심이 많아서 측근들이 읽어주는 사서 듣기를 즐겼다. 덕택에 놀라운 역사적 안목과 정세에 대한 통찰력을 높여갔다.

어느 날, 그가 눈을 지그시 감고 그의 시대로부터 500여 년 전, 한고조 유방이 패권을 다투던 역사를 듣고 있었다. 유방의 참모 역이기가 진에게 망한 6국의 자손을 찾아 왕으로 책봉해 주라고 조언을 하자 유방이 찬성하는 대목에 이르러 그가 눈을 번쩍 떴다.

“그건 절대 안 되는 일인데! 그리 하고도 고조는 어떻게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을까?”라고 석륵이 혼잣말을 했다.

유방의 제1 참모 장량이 이 계획의 부당함을 설명해 취소시킨 대목을 듣고 나자 석륵은 “장량 덕택에 고조가 천하를 얻은 것이구나”라고 말했다.

석륵은 신하들의 아부를 가려서 듣는 안목도 갖췄다.

신하들이 그를 “한고조 이상 이십니다”라고 칭송했다. 이에 대해 석륵은 “사람이 어떻게 자기 분수를 모르겠나. 경들의 말은 지나친 것이다. 짐은 지금도 고제(한고조)와 같은 큰 인물을 만나면 북면(北面. 남면을 하고 있는 임금을 신하들이 바라본다는 것으로 임금이 아닌 신하 노릇을 한다는 뜻)하여 신하의 열에 서서 한신 팽월(한고조 유방의 신하들이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고, 후한의 광무제와 같은 이를 만난다면 중원에서 말을 달려 경쟁해 보겠지만 중원의 사슴이 누구 손에 들어갈지는 알 수 없는 일이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냉정한 자기 평가는 금숟가락을 입에 물고 태어난 중원황제들에게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후대 명나라 영종이 큰 소리치고 50만 대군을 이끌고 나갔다가 오이라트의 포로가 된 장면을 반대사례로 제시한다.

책을 못 읽는 일자무식 오랑캐 임금도 보고 듣는 것으로 지혜를 얻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못 배웠다는 변명은 함부로 하지 말아야 겠다. 배움의 근본은 마음가짐에 있는 것이지 환경이 아니다. 좋은 환경 타고나 무수한 학원을 다녔어도 심성이 어긋났다면 지혜로 가는 길은 단단히 막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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