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선진국, 그리스 수습에 만전...향후 흐름 주목

[초이스경제 조미정 기자] 29일(이하 현지시각) 유럽 주식시장이 그리스발 악재에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이같은 시장 불안은 짧게는 그리스가 부채 협상안에 대한 투표를 벌이는 7월 5일, 길게는 그리스의 유럽중앙은행 부채 만기가 집중 도래하는 7월 20일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향후 시장 흐름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유럽증시에 따르면 이날 독일 주가지수가 1만1083.20으로 3.56% 추락했다. 프랑스 증시도 3.74% 급락했다. 그리스 인근 스페인 증시는 4.56% 곤두박질 했고 이탈리아 증시는 5.17% 폭락했다.

그리스 증시는 이번주 휴장 상태다.

그리스가 채권단과의 막판 협상 대신 7월 5일 투표를 통해 채권단이 요구해 온 개혁안에 대해 국민의 의견을 묻기로 한 것이 시장 불안을 촉발 시켰다. 이로써 당장 30일 만기도래하는 IMF(국제통화기금) 부채 15억 유로를 갚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표출됐다. 라가르드 IMF 총재는 “30일까지 그리스가 채무상환을 못할 경우 추가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럼에도 그리스 정부는 “30일 IMF에 갚을 돈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리스가 당장 파국을 맞는 것은 아니다. 30일 IMF 부채를 갚지 못하더라도 당장 디폴트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체납 처리한 뒤 후일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메르켈 독일 총리 및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그리스 관련 연쇄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메르켈 총리에게는 “그리스를 당장 디폴트 처리하지 말고 추가적인 기회를 줄 것”을 요청했다. 메르켈도 그리스에서 7월5일 선거가 끝난 뒤 재협상에 임할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EU(유럽연합) 측도 “그리스에 새로운 제안은 하지 않겠지만 추가 협상의 문을 열어놓겠다”고 밝혔다.

중국도 유로존 사태 진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리커창 중국 총리는 “그리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유럽채권을 장기보유 하면서 유로존 안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7월5일 투표에서 그리스 국민들이 ‘채권단의 개혁안을 수용하는 쪽에 찬성표를 더 많이 던질 경우’ 그리스 관련 재협상은 신속하게 전개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이들 주요국은 그리스 사태가 그리스 외부로 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들이다.

실제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리스 사태가 외부로 전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그리스 부채가 주로 금융권에 몰려 있어 그리스가 최악의 파국을 맞더라도 그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여론도 있다. 로이터 설문조사 결과 그리스의 그렉시트(유로존 퇴출) 가능성은 45%로 집계됐다. 아울러 채권전문가 엘-에리언은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을 가능성은 15%에 불과하다고 점쳤다. 영국 재무장관은 “그렉시트 파장을 얕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폴 크루그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는 한걸음 더 나아가 “그리스를 아예 유로존에서 퇴출시키는 게 더 낫다”고 충고했다.

이런 가운데 증권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오는 7월 5일이, 좀 더 길게 보면 유럽중앙은행의 부채만기가 집중 도래하는 7월 20일이 그리스 디폴트 또는 그렉시트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듯 앞으로 당분간 또는 한동안 그리스 불안이 유럽 및 글로벌 시장에 지속적인 변동성을 안겨줄 수도 있는 형국이다. 향후 시장 동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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