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미국 CNBC에선 여전히 키프로스 사태가 집중 부각됐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S&P가 키프로스에 대해 신용등급을 다시 강등조치하고 나아가 유럽중앙은행(ECB)마저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안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유동성 지원을 끊겠다고 통첩하면서 유로존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CNBC 출연자 등 국내외 전문가들은 키프로스 사태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아주 제한적이며 지난 2008~2009년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미미한 타격을 가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진단해 눈길을 끌었다.
 
22일(한국시각) 세계 주요 언론에 따르면 지난밤 글로벌 이슈중 가장 부각된 것은 역시 키프로스 사태였다. 우선 S&P가 가만있지 않았다. 이 신용평가사는 키프로스 신용등급을 정크수준인 CCC로 한단계 더 낮췄다. 3개월만의 등급 강등이다. 그러나 여기가 끝이 아니다. 향후 전망마저 부정적으로 내놓아 등급 추가 하향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금융신용질서가 무질서하다는 게 등급 강등의 이유였다.
 
독일이 주도하는 유럽중앙은행(ECB)도 가만 있지 않았다.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안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오는 25일까지만 유동성 지원을 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또한 이 경우 키프로스의 디폴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키프로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ECB의 유동성 지원에 의해 연명해 왔다. ECB가 키프로스 중앙은행에 유동성을 지원하면 키프로스 중앙은행이 다시 자국은행에 돈을 푸는 방식으로 지탱해 온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ECB가 이것마저 끊을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키프로스 중앙은행은 10만유로 미만 예금자에 대해선 과세를 하지 않겠다는 대안을 내놓고 의회에 이를 통과시켜 줄 것을 독촉하고 있으나 이것이 통과될 지는 미지수다. 또 키프로스 사태가 악화될 경우 유로존 위기가 다시 부각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밤 프랑스 주가가 1.5%나 급락했는데 이 또한 키프로스 사태의 확산가능성을 염두에 둔 하락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CNBC 출연자들은 이런 키프로스 사태에 의연했다. 이 방송 출연자들은 이번 키프로스 사태가 2008년 금융위기때처럼 위기를 확산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티브 오스라는 전문가는 “2008~2009년과 같은 금융시장 지진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최근 이탈리아 총선 악재땐 글로벌 주가가 3.5% 떨어졌고 2년전 스페인 사태땐 주가가 10%나 하락했는데 이번 키프로스와 관련해선 고작 1%하락하는데 그쳤다”며 “이런 것만 보더라도 키프로스의 충격이 크지 않을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이엠투자증권의 김동섭 이사도 “현재 키프로스사태와 관련해선 디폴트 상태에 직면하느냐 보다 키프로스 의회가 예금자 과세를 거부한 게 더 중요하다”며 “조세 회피지역에서 예금자 과세라는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일로 간주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키프로스 중앙은행 총재가 10만유로 미만 예금자에 대해선 예금자 보호를 하고 그보다 액수가 큰 예금자에 대해서만 세금을 부과키로 한 방안을 제시 했지만 이 또한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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