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의태 기자]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84) 전 제일비료 회장이 동생인 이건희(73) 삼성전자 회장과 끝내 화해하지 못한 채 14일 별세했다.

▲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14일 중국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사진=CJ그룹 제공)

CJ그룹 관계자는 이날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지병으로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병원에서 현지시간 오전 9시 39분 별세했다"고 밝혔다.

이맹희 회장은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8남매중 장남으로 이재현(55) CJ회장의 부친이다. 

그는 2012년 폐암 2기 판정을 받고 일본에서 폐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으나 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돼 일본과 중국을 오가며 항암 치료를 받았고, 최근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투병 생활을 해왔다.

이 명예회장은 70년대 중반까지 삼성그룹의 요직을 지냈지만 경영방식에서 부친 이병철 창업주와 이견을 보이다가 1976년 이병철 회장이 3남인 이건희 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하면서 사실상 삼성그룹에서 밀려났다. 

이후 개인적으로 제일비료를 설립했다 실패한 이맹희 회장은 1980년대부터 외국에 머물며 삼성그룹과 거리를 두고 살아왔다.

1994년에는 부인 손복남 안국화재 상무(현 CJ제일제당 경영고문)가 안국화재 지분을 이건희 회장의 제일제당 주식과 맞교환하면서 제일제당이 삼성에서 분리됐지만 이맹희 전 회장은 경영 일선에 직접 나서지 않았다.

해외에서 은둔 생활을 하던 이맹희 전 회장은 지난 2012년 2월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유산 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1, 2심에서 패한 뒤 2014년 2월 상고를 포기했다.

그 후 지난해 8월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선처를 부탁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내자 양측이 '해빙무드'로 돌아섰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맹희 전 회장의 장남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수천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운용하면서 2078억원의 횡령·배임·탈세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2013년 7월 구속 기소돼 1,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현재 대법원에 상고중이다.

그는 신장 이식 수술과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 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재판에 계류중이어서 이번 대통령 특사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CJ그룹은 이맹희 전 회장의 장례식이 CJ그룹장(장례위원장 이채욱 CJ주식회사 대표)으로 치러진다고 밝혔다.

장남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상주를 맡는다. 다만 건강이 좋지 않아 빈소에 상주하며 조문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그룹 측은 전했다.

빈소는 서울대학병원에 마련할 계획이다. 장례 시기와 발인일은 중국 정부와 운구 절차 협의 문제로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 약력 

▲1931년 6월20일 경남 의령군 정곡면 중교리(경주 이씨) 출생 
▲서울 수송국민학교 입학·대구 수창국민학교 졸업 
▲경북중학교(6년제) 
▲동경농업대학(1951년) 입학, 동경농업대학 대학원 수료
▲1956년12월1일 결혼 
▲1957년 2월 미국 유학. 미시건주립대 대학원 경제학박사(공업경영학) 
▲1960년 귀국, 한일은행 근무 
▲1964년 안국화재 이사
▲1967년 미풍산업 상무 
▲1968년 2월 삼성물산 부사장, 미풍산업 부사장, 성균관대학재단 상무
▲1968년 4월 중앙일보 부사장, 삼성문화재단 이사
▲1968년 전자산업 착수, 삼성전자 부사장
▲1968년 10월~1970년 5월 제일제당 대표이사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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