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자골프 1위 박인비는 역시 강했다. 29일(한국시각) 끝난 美LPGA 노스텍사스 슛아웃에서 또다시 우승, 올들어서만 벌써 3승째를 거머쥐었다. 대단한 기세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美LPGA 상금왕에 이어 올해엔 상금왕은 물론 한국인 최초 ‘올해의 선수’로 뽑힐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날 미국 텍사스의 어빙라스 콜로나스 CC에서 벌어진 노스텍사스 슛아웃에서 박인비는 선두 카를로타 시간다에 2타뒤진 2위로 플레이에 임했다. 13번홀까지만 해도 박인비는 2타뒤진 2위였다.
 
그러나 박인비는 2위를 달리면서도 보기없는 플레이를 이어갔다. 얼굴 표정에도 아무런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다. 포커페이스 그 자체였다. 이런 박인비가 부담스러웠을까. 시간다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14번홀 보기를 기록하더니 15번홀에선 더블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2개홀만에 3타나 잃은 것이다. 박인비가 1타차 선두로 나서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18번홀에선 두사람 모두 버디를 기록하면서 결국 박인비가 1타차 우승을 거머쥐었다. 시즌 3승째다. 이날에만 보기없이 버디를 4개나 기록해가며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를 기록했다. 미국의 스테이스 루이스가 시즌 2승에 머무는 동안 박인비가 먼저 다승왕을 향해 앞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세계 랭킹도 1위를 유지한 채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였다.
 
박인비와 끝까지 우승다툼을 벌인 시간다는 지난해 유러피언투어 여자골프 상금왕 출신이다. 그래선지 그의 샷은 마지막날 13번째 홀까지 흔들림이 없었다. 그러나 그 역시 세계 1위 포커페이스 박인비 앞에선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시간다는 4라운드가 끝난 뒤 가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박인비는 뛰어났다. 그가 왜 세계랭킹 1위인지 알 것 같았다. 그런 박인비와 함께 라운딩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다”고 말했을 정도로 박인비는 강했다.
 
박인비의 최근 추세대로라면 아무도 그의 앞길을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세계가 알아주는 퍼트의 달인이다. 게다가 아이언의 정확도도 크게 높아졌다. 이번 대회에서 아이언 적중률이 무려 87%에 달했을 정도다. 게다가 그는 우승을 하고도 그저 덤덤히 웃고 마는 대표적인 포커페이스형 인물이다. 상대가 그의 내면을 읽기란 매우 어렵다. 거기에 상대가 당하는 것 같다. 이런 가운데 박인비가 한국을 대표하는 골퍼로 우뚝 솟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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