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의태 기자] SK는 올해 기존사업의 수성과  신규사업 인수전에서 3전1승2패라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 최태원 회장

최태원 회장의 수감생활로 인한 장기부재 여파라는 지적이 나올만하다. 그룹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특히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것은 충격이 컸다. 23년 동안 운영해온 워커힐 면세점을 접어야할 처지다.

승패가 갈린 3개 분야의 성적표가 나온 것은 최 회장이 지난 8·15 특사로 풀려난 이후지만 최 회장 부재로 그동안 준비가 부실했다고 할 수있다. 리더 부재의 공백이 그만큼 컸다.

최 회장은 수백억대의 회사돈 횡령혐의로 2013년1월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31개월 복역한 뒤 석방됐다.

기업 오너중에서는 최장기 수감생활을 한 것이다. 8·15특사에 관해 얘기들이 오갈 때 최 회장은 그룹 고위관계자들에게  “이만큼 여기서 지냈는데 형기를 다 마치고 나갈 생각”이라며 자신의 석방을 위해 그룹이 부담을 지는 일을 하지말라고 여러차례 당부했다고 한 계열사 전직 부사장이 전했다.

기업 오너들이 형기만료전 석방되는 경우 관례상 수백억원에서 천억원대에 이르는 기부활동을 해왔는데 이같은 일을 원치 않는다는 뜻이었다.

최 회장은 석방된 8월14일 자정 바로 서울 SK서린동 사옥으로 직행, 그룹 임원들을 만났다.

주말을 지낸 뒤 월요일(17일)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등 친정체제의 고삐를 당겼다.  

그러나 그동안 진행돼 오던 2.1기기헤르츠 주파수 재할당, 면세점사업자선정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420만 유료방송가입자와 85만 알뜰폰 가입자를 보유하고있는 CJ헬로비전 인수에 성공함으로써 통신과 방송 통합 인프라구축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CJ헬로비전이 SKT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가 보유한 인터넷 가입자를 합하면 1위사업자인 KT와 승부를 겨룰만하다는 것이다.

같은 이동통신사인 KT와 LGU플러스가 이 인수합병을 반대한 것만 봐도 합병의 시너지효과가 엄청날 것이란 점을 알 수있다.
 

▲ 박근혜 대통령이 8월25일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SK하이닉스 M14 반도체공장 준공 및 미래비전 선포식 식장에서 최태원 SK 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들어오고 있다.

SKT의 인수합병 직후인 4일 한국언론학회가 ‘방송통신플랫폼간 융합과 방송시장의 변화’ 세미나를 열 정도였다.

SK텔레콤은 향후 5년간 5조원을 투입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최 회장이 강력히 밀고있다는 얘기다. 인수에 들어간 5000억원의 10배나 되는 돈을 붓겠다니 그 의지의 강도가 짐작된다. 2건의 실패를 이 한 건으로 만회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SKT와 CJ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기 위해 CJ유산증자에 1500억원규모로 참여할 뜻도 내비쳤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합병은 앞으로 미래창조과학부와 공정위의 인가절차를 남겨놓고 있다.

그래서 KT와 LGU플러스는 이 M&A는 시장경쟁구조를 깨뜨리는 반시장적 행태라고 비판하며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고있다.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와 정부가 합병을 최종 인가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회장은 “세계는 국경없는 미디어전쟁 중”이라며 글로벌 차원에서 대처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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