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한국시각) 미국 PGA에선 조그만 감동이 소용돌이쳤다. 바로 신인 데릭 언스트의 감격어린 우승 때문이다.

언스트는 이날 끝난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4라운드 합계 8언더파를 친 뒤 일찌감치 골프장을 떠났다. 올해 큐스쿨 17위로 간신히 PGA에 입문했지만 출전기회가 많지 않아 마이너대회 출전을 위해 다음 시합장소로 가던 중이었다. 게다가 미국 골프의 양대강자 필 미켈슨이 9언더파를 치며 1위를 달리고 있어 자신이 웰스파고 대회에서 우승하리라곤 꿈도 꾸지 못한 채 ‘톱5’에 든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으며 골프장을 떠났던 것이다.

그러나 미켈슨이 연속 보기를 범하며 단독 1위에서 내려오자 PGA측은 데릭 언스트에게 긴급 연락을 취했다. 공동 1위로 끝났으니 빨리 골프장에 돌아와 챔피언 결정을 위한 연장전에 출전하라는 내용이었다. 언스트는 기뻤다. 타고갔던 렌트카를 반납하고 다른 차를 다시 빌려 황급히 골프장에 복귀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 보람은 헛되지 않았다. 이미 필 미켈슨은 4라운드 합계 7언더파로 우승권에선 멀어져 있었고 유럽파 데이비드 린과 연장전에 돌입했다. 그리고 승리는 데릭 언스트에게 돌아갔다. 데이비드 린은 유럽골프대회에서 2승이나 차지한 강자였지만 데릭 언스트는 이에 굴하지 않고 그를 누루고 연장전을 승리로 이끈 것이다. 엉겁결에 차지한 우승이었지만 그 맛은 짜릿했다.

데릭 언스트의 우승이 더욱 빛나는 것은 그가 신인인데다 또다른 각별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큐스쿨 17위로 간신히 PGA에 입문했다. 그후 PGA출전 8경기만에 생애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값진 것은 그가 장애인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이다. 그는 오른쪽 눈이 안보이는 핸디캡을 갖고 있다. 그런 그가 PGA진출 첫해에 당당히 우승자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PGA출전자들은 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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