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호재성 재료 많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문제

[초이스경제 최원석 시장 진단] 4일, 2016년 새해 금융시장이 다시 열렸다. 시장 참여자들은 새해 상황을 기대하면서도 걱정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새해에 일어날 변수가 많은 까닭이다. 중국증시가 특히 그렇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G2 국가로 불리면서 글로벌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중국 경제, 중국 증시 상황이 출렁일 때 마다 글로벌 시장도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

이런 가운데 올해에도 중국 증시에 대해선 낙관만 할 수도 없는 처지다. 여러 호재성 재료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지만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그 어느 때 보다 크다는 것이 가장 큰 변수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증권계에 따르면 중국 증시와 관련해 일단 1분기 전망은 양호한 편이다.

우선 영국의 텔레그레프는 “오는 3월 말까지 중국 상해종합지수가 3728.6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2015년 12월에 했던 전망치보다 5%나 높아진 것이다.

아울러 이는 그간 시장 일각에서 “중국 증시가 향후 5년간의 중국 경제 청사진을 내놓는 ‘양회’(3월중순 개최 예상)때 까지는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던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중국 증권당국이 올 상반기 중에 ‘선강퉁’(홍콩증권거래소와 선전증권거래소간 주식 교차거래 허용)을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중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선강퉁이 실시되면 중국판 나스닥 시장(기술주 시장)이 활성화 돼 증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아울러 모건스탠리 캐피탈 이사회가 2월 11일 또는 5월 22일 이사회에서 중국 A주(중국본토주식) 시장을 MSCI 지수(모건스탠리 캐피탈 지수)에 편입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 역시 중국 증시를 기대케 하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 뿐 아니다. 중국 정부가 자국 경제 추락을 막기 위해 언제든 추가 경기 부양책, 이를테면 인민은행의 추가 금리인하나 추가 지급준비율인하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점도 중국 증시 관련 기대요인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선 알라스테어 맥케이 IG 시장 분석가가 “올해 글로벌 증시 전망과 관련해 중국의 경기부양 이슈와 위안화의 IMF SDR(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 통화 편입 이슈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할 정도다.

이밖에도 올해 중국증시를 움직일 대형 재료는 여럿 더 있다. 올 3월부터 IPO(기업공개) 등록제가 언제든 시행 가능해진다. 이 경우 기업들의 상장 시기가 단축되고 신규 상장이 봇물을 이룰 수도 있다. 이는 신규주식 공급과잉을 초래할 여지도 있다.

여기에 중국 주도의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가 1월 중 공식 출범 해 6월쯤 첫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어 7월엔 중국이 참가하는 브릭스 정상회의가 열리면서 이들이 추진하는 신개발은행도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어 10월 1일엔 중국 위안화가 IMF SDR 특별인출 통화에 편입돼 10.92%의 비중으로 미 달러, 유로존 유로화와 함께 글로벌 3대 통화로 부상하게 된다.

또한 올 12월에는 중국이 주도하는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의 타결도 기대되고 있다.

이렇듯 올해 중국 증시를 기대케 하는 요인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경제다. 중국 경제 침체가 심화될 경우 이같은 호재성 재료들도 무기력해질 수 있다. 증시는 경제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중국 증시가 올해에도 상당한 변수 속에 움직일 것으로 여겨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자국 경제 진단이 예사롭지 않다. 시 주석은 “중국의 경제 상황이 간단치 않다”면서 “향후 5년간 더 많은 시련과 도전이 닥쳐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부양 만이 능사가 아니다”는 말도 덧붙였다. 경기 부양 못지 않게 구조개혁에 매진하겠다는 얘기다.

이같은 시진핑 주석의 우려는 한국의 삼성증권, 대우증권 등 주요 증권사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5%까지 떨어뜨린 상황에서 제기된 것이기도 하다.

여기에 지난해 여름, 증시 대 폭락 때 중국 증권 기관과 대기업들은 대형주 주식을 왕창 사들이면서 유통주식을 확 줄인바 있다. 이 때 사들인 주식들이 최소 6개월간 팔지 못하도록 묶여 있는 상태다. 그런데 이들 주식이 1월부터 서서히 증시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중국증시와 관련해 또 하나 지켜봐야 할 것은 위안화 가치의 추가 절하 여부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에만 무려 4.5%나 절하됐다. 21년만의 최대 폭 하락이다. 그런데 이런 흐름이 올해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중국 인민은행이 올해에도 경기침체와 수출추락을 막기 위해 3~5% 수준의 위안화 추가 절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한국 역시 중국발 환율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어 경계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주요 투자기관이 새해 엔화가치에 대해서는 절상 흐름을 점치면서도 한국의 원-달러 환율 전망과 관련해선 1300원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도 이런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어쨌든 글로벌 주요 기관들은 올해 중국 경제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 말고도 크리스틴 라가르트 IMF 총재는 “올해 중국 경기 침체 우려가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만큼 경계감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피치를 비롯한 글로벌 신용평가기관들도 한국을 향해 “미국 금리인상 여파 보다 중국발 경기침체 가능성을 더 걱정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해엔 한국 증시와 중국 증시의 커플링(동조화) 현상도 두드러지게 강화된 상태 여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이 한국의 25%나 되는 최대 수출시장이다 보니 중국 경제와 한국 경제가 흐름을 같이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올해엔 중국 관련 변수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만큼 한국의 투자자들도 중국흐름을 예의주시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이진혁 S&T 대표는 “중국의 상황이 아주 중요한 만큼 올해엔 중국시장 움직임을 더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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