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현지전문가, "위안화 추락-서킷 브레이커가 오히려 시장 불안 자초"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중국증시가 새해 첫날부터 붕락하는 모습을 보이자 글로벌 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중국 내부에서는 증시 안정을 위해 도입한 서킷 브레이커(주가 급변동 시 주식 거래를 정지시키는 제도)가 오히려 시장 불안을 키웠다는 반응이 나오는가 하면, 뉴욕 월가에서는 미국이 금리인상에 실수를 저지른 결과일 수 있다는 우려감까지 대두됐다.

5일 증권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상해종합지수가 3296.66으로 6.85%나 폭락하고 선전증시가 8%나 붕락하자 세계가 깜짝 놀랐다. 유로존에서는 독일 증시가 4%대의 폭락세를 보였고 뉴욕증시 3대 지수 역시 1.5% 이상씩 추락하며 새해 첫날 상황이 1932년 이후 최악을 연출하는 파장을 불러왔다. 이는 아시아증시에서 일본 증시가 3% 이상 추락하는 등의 여파에 이은 것이다. 전 세계 증시가 중국 때문에 큰 충격에 빠진 하루였다.

이는 무엇보다 중국의 경제지표가 악화된 데서 비롯됐다. 가뜩이나 새해엔 중국발 우려가 세계 경제의 가장 큰 고민거리로 여겨지던 차에 새해 벽두에 잇따라 발표된 중국의 제조업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세계 증시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섰다.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일, 2015년 12월 중국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49.7로 시장 예상치 49.8을 밑돈 것으로 발표했고 4일엔 차이신-마킷이 집계한 12월 제조업 PMI가 48.2로 시장 예상치 48.9를 하회한 것은 물론 10개월 연속 기준선인 50을 밑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국은 물론 세계 시장에 큰 불안감을 안겨 주었다.

그러자 우선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서킷브레이커라는 제도를 성급하게, 그리고 어설프게 도입한 것이 오히려 화근이 됐다는 문제점부터 제기했다.

중국 증권당국은 새해부터 중국 대형주 중심의 CSI 300 지수가 5% 이상 급등락 할 경우 15분간 주식거래를 정지 시키고 7% 이상 급변동시 시간과 관계없이 모든 거래를 중단시키기로 하는 서킷브레이커를 도입 했었다.

그런데 새해 첫날부터 이 조치를 발동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도래됐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증시가 여러 차례 폭락했는데 잦은 폭락을 경험한 나라에서 서킷브레이커 발동 기준이 너무 낮다는 지적도 월가에서 제기됐다.

실제로 CNBC는 “어설픈 서킷브레이커 발동이 중국증시 추락을 더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부에서도 서킷브레이커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한국경제TV가 소개한 중국경제망에 따르면 신다증권의 류징더는 “새해 첫날부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 됐으나 투자자들이 익숙하지 못한 제도이다 보니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위안화가치가 10% 가까이 추락한 점, 일부 선두주의 경우 6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추락한 점 등이 시장에 매도 공황을 안겨 주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상해종합지수가 3100선 아래로 추락할 경우 다시 시장 분위기 전환 여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당국은 지난해 여름 증시 폭락 때 6개월간 주요 주주 지분 매각 금지 명령을 내렸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서 증시가 다시 불안해진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고 매각 금지 시한을 연장하는 방안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중국 경제지표와 증시 상황이 동시에 악화된 상황에서 인민은행이 추가 금리인하나 지급준비율 인하 카드를 다시 꺼내들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그 뿐 아니다. 이날 JP모건은 “미국 금리인상이 실수일 수 있다”고 밝혀, 지난해 10월 처럼 중국발 불안이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컸으나 당시 중국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연준이 금리인상 시기를 연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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