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실망감 및 중국 경제 불안감에 안전통화인 '엔화' 매수 몰려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29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글로벌 안전통화를 대표하는 엔화가치가 다시 껑충 뛰었다.

특히 최근 경제지표 호조로 미국 달러가치가 강세를 보였는데도 일본 엔화가치는 급락 하루 만에 다시 급등세로 방향을 틀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G20 회의에 대한 실망감과 중국발 경제 불안감이 엔화가치를 끌어올리는 주된 역할을 했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가치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8.18(한국시각 3월1일 05시36분 현재)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거래일의 98.15보다 소폭 오른 것이다. 이로써 달러가치는 이틀 연속 뛰었다. 앞서 직전 거래일인 26일(미국시각)의 경우 미국의 경제지표 호전에 힘입어 달러 인덱스는 전날의 97.29에서 98레벨대로 급등했었다.

최근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지난해 미국의 4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수정치가 1.0%로 그 이전에 발표됐던 잠정치(0.7%)보다 호전되고 미국의 1월 소비지출과 물가가 크게 개선돼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미국 달러가치가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달러가치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유로화가치는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는 1.088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이는 직전 거래일(미국시각 26일)의 1.0930 달러보다 하락한 것이다. 특히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2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0.2%로 5개월 만에 하락하고 이로인해 3월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이 더욱 강도 높게 발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달러 대비 유로가치가 뚝 떨어지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주의 경우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로 급락하더니 이날엔 유럽 물가지표 추락이 유로 가치를 끌어내렸다.

그러나 미국 달러가치 강세에도 초강세를 보인 통화가 있었다. 바로 일본 엔화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12.7엔 선에서 움직였다. 이는 뉴욕시장 직전 거래일의 113.92엔보다 크게 추락한 것이다. 달러-엔 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초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확대되면 이는 곧바로 엔화가치 하락 요인이 될 것으로 인식됐었다. 그러나 이날엔 그런 통념도 먹히지 않았다. 중국발 경기불안 조짐이 다시 나타나자 글로벌 안전통화를 대표하는 엔화에 대한 매수세가 몰린 탓이다.

중국 인민은행이 또다시 경기부양을 위해 은행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하고 유동성을 추가 공급하자 엔화가치 상승이 두드러졌다.

앞서 거래된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달러-엔 환율은 112엔대 후반까지 밀렸고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하락폭이 더 커졌다.

지난 주말 마감된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경쟁적인 통화정책은 피하자"는 결의가 나온 것도 달러 대비 엔화가치를 상승시킨 것으로 시장은 해석했다. 이같은 결의는 일본은행의 엔저 시도를 제한할 것으로 여겨졌다.

그 뿐 아니다. 앞서 도쿄시장에서는 월말을 맞아 일본 수출기업들이 달러를 매도하고 엔화 매수에 나선 것도 엔화가치 상승을 거들었다.

한편 29일(일본시각)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는 의회에 출석해 “필요시 마이너스 금리 제도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시장은 “새로울 것이 없다”며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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