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기고=김욱기 GS엘리시안 부사장]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 수는 2012년 1000만 명을 넘어섰고 2016년에는 16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이미 서울과 제주를 넘어서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등 지역 관광지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평창에서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2000만 명의 외국 관광객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업-전문활동을 위한 출장이 아닌 여가-위락-휴가를 위해 방문한 외국관광객의 비율은 2013년 48.2%에서 2014년에는 58.1%로 불과 1년 사이에 10%나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여행지로 한국을 선택하는 가장 큰 목적인 쇼핑에 이어 자연 풍경이 관광 목적 2위를 차지하며, 2013년 39%에서 2014년 49.5%로 1년 만에 크게 증가한 점도 눈에 띈다.

외국 관광객이 우리나라에 바라는 자연 풍경은 서울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제주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의 자연 매력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는 점과 국토의 70%가 산악지형이라는 점, 그리고 4계절이 뚜렷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예컨대 강원도 지역의 스키장에는 눈이 내리지 않는 나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한국만의 매력을 더욱 어필할 수 있는 곳은 전국 방방곡곡의 지방 관광 도시들이다.

그러나 한국 여행 시 방문지를 17개 지역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를 보면 서울, 제주, 경기의 집중 현상은 여전한 반면 부산과 강원을 비롯한 기타 지방 도시들의 방문객은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 뚜렷하다. 이는 지역 관광 콘텐츠와 마케팅 부족에서도 요인을 찾을 수 있지만, 숙박시설과 같은 방문 편의성 미흡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9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주거 중인 주택을 관광객이 숙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공유민박업’을 도입할 수 있게 했다. 즉 일반 주택에 대해서도 연간 120일 이내 영업을 허용해 해외에서 활성화된 ‘에어비앤비(AirBnB)’의 사업모델을 국내에서도 가능토록 길을 열어준 것이다.

물론 규제를 완화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발표는 반가운 일이지만, 관광산업의 현실을 되돌아 보면 규제 완화를 통한 새로운 시스템 도입 이전에 기존 인프라를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문체부의 지난 2015년 발표 자료를 다시 들여다보면, 외국 관광객의 한국 방문 시 이용하는 숙박시설은 압도적으로 호텔(75.8%)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는 편의성과 청결, 언어 등 걱정에 의한 선택의 결과일 것이다. 이런 형태라면 호텔이 부족한 지역의 외국 관광객 유치에 한계가 있으며, 호텔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숙박시설인 에어비앤비로 전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이런 문제의 해결책으로 전국 유명 관광지에 위치해 체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리조트들의 활용이 필요하다. 호텔에 준하는 시설과 서비스 등의 퀄리티 컨트롤이 가능하며 지역 관광 콘텐츠들과 연계된 상품도 이미 보유하고 있는 리조트 시설을, 내국인 관광객들 대상으로만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외국 관광객들의 리조트 숙박은 전체 숙박시설 이용에 비해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 현재로서는 외국 관광객 시장이 리조트 체인에게 그리 매력적이지 않을 뿐더러 영어 홈페이지, 어플리케이션 등 외국어로 된 마케팅 채널 개발을 일반 개인기업에서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역 관광의 손실이며 미래 지향적이지 못한 대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 매년 전략적으로 지역과 업체를 선별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의 외국어 홈페이지 컨설팅 및 개발 지원, 외국어 기능 직원 트레이닝 지원, 해외 마케팅 지원 등 정부 차원의 외래 관광객 지방 소도시 유치를 위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신축 건물을 짓는 큰 투자 없이도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전략적 관광산업 성장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내국인 관광객들에게 검증된 체인 리조트들을 이용해 외래 관광객 지역 유치의 대동맥을 단단히 하고 그 주변으로 에어비앤비 등을 통한 숙박 미세혈관을 펼친다면, 대한민국은 좀 더 매력적인 관광지로 거듭나 연간 외국 관광객 2000만 명 시대가 성큼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