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증시 훈풍? vs 다른 한편에선 환율전쟁 격화? vs 현대차 영향은?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긴급진단] 골드만삭스의 예측은 결코 빗나가지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유럽중앙은행이 디플레이션 위기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아주 과감한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러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하루 만에 드디어 화끈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도 높은 추가 부양책을 발표해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이는 향후 환율전쟁을 격화시키는 등 부정적 요인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유럽시각) 증권계에 따르면 이날 ECB는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예상보다 강도 높은 추가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바로 전날 골드만삭스가 예상한대로 ECB의 경기 부양의지는 확고했다. 전날 골드만삭스는 “유럽중앙은행이 물가 목표 2%를 달성하고 나아가 현재의 디플레이션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아주 공격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아울러 “이 경우 향후 미국 달러 대 유로화의 가치가 1대1 상황으로 내달릴 것”이라고 덧붙였었다. 유로가치가 추락할 것이라는 게 골드만삭스의 예상이었다.

이런 가운데 이날 ECB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 획기적 부양책을 쏟아냈다. 기존 0.05% 였던 기준금리를 ‘제로(0)’로 끌어내렸고 예금금리를 기존 -0.3%에서 -0.4%로 확대했다. 한계대출금리도 -0.25%로 하향조정했다. 매월 600억 유로이던 자산 매입 규모를 4월 부터 800억 유로로 확대키로 했다. 또한 중앙은행의 자산매입 대상 자산에 기존의 은행채권 말고도 비은행채권(회사채)까지도 포함할 수 있게 했다. 그야말로 정책을 총 동원한 셈이다.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조치다.

ECB가 이처럼 파격적으로 나오자 시장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가 시장 유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론 다른 걱정거리를 유발시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점쳤다.

무엇보다 유럽 일각에선 “이번에 ECB가 모든 카드를 동원한 만큼  향후 유로존 경제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더 써먹을 카드가 없어졌다는 점은 걱정”이라는 반응을 쏟아내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ECB회의 후 가진 회견에서 "앞으로 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은 낮다"고 밝히자 ECB 회의 직후 급락했던 유로화가치가 다시 뛰고 ECB 회의 직후 급등했던 유로존 증시가 다시 급락세로 전환돼 'ECB의 카드 소진 우려'를 현실화시키기도 했다.

문제는 한국이다. 이번 ECB의 부양책이 글로벌 환율 전쟁으로 격화될 경우 한국은 마냥 웃을 수 만도 없는 형국이다.

이미 골드만삭스는 “ECB가 공격적인 부양책을 쏟아낼 경우 유로화가치가 긍극적으로 달러화 가치와 동등한 수준으로까지 추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듯이 유럽발 환율 전쟁 발발 가능성이 높아졌다. ECB가 이날 추가 부양책을 내놓은 직후 시장에선 장중 달러 대비 유로화와 엔화가치가 급격히 추락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그 후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향후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낮다"고 밝히면서 장 막판에 유로화가치는 다시 급반등했다.

과거 유로화가치가 추락할 때 마다 중국이 민감한 반응을 보였었다. 중국은 유로화가치가 추락할 경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위안화가치를 끌어 내리곤 했었다. 또한 이는 신흥국 통화가치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

환율 전쟁 격화시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유럽자동차 회사간 명암이 어떻게 갈릴 것인지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유로화가치 급격 절하시 현대자동차 등이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도 있는 까닭이다. 다만 이날 만큼은 유로가치가 추락했다가 다시 급반등해 한국 자동차 회사들을 일단 안도케 할 전망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유럽경제가 호전돼 중국의 대 유럽수출이 늘면 한국 기업들의 대 중국 중간재 수출도 늘어날 여지가 있다. 또한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회사채까지 매입할 경우 이는 기업투자 활성화는 물론 소비까지 확대시킬 수 있어 또다른 긍정 효과를 유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이번 ECB의 파격적인 정책은 “향후 복잡한 셈법”을 도출해 낼 전망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ECB 정책 효과를 단기와 중-장기로 나눠 예측해 가며 세밀히 대응해 나가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영국계 금융상품 거래 회사인 털렛프레본코리아의 진은민 대표는 “이번 ECB의 공격적 부양책은 여러 측면에서 글로벌시장에 다양한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