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페이’ 전쟁 적자생존 시대로 접어들어

▲ 간편결제 시장에 참여한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 출처=뉴시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간편결제 시장에 참여한 업체가 속속 늘어나면서 업체별로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간편결제는 신용카드 대신 스마트폰을 카드 결제기에 터치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기업들은 ‘~페이’로 이름붙인 간편결제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면서 선점 경쟁을 벌여왔다.

간편결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앞서간다. 지난해 8월에 출시한 삼성페이는 출시된 지 4개월 만에 누적 결제액 2500억원, 누적 결제건수 1000만건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근거리무선통신(NFC)과 마그네틱 보안 전송(MTS) 방식을 넘나드는 범용성이 가장 큰 무기다. 최근에는 시중 은행들과 계약을 맺고 입출금 서비스까지 확대했다.

SK텔레콤은 15일 T페이를 출시하며 ‘페이’ 전쟁에 합류했다. 멤버십 할인과 휴대폰 소액결제를 결합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카드나 계좌정보를 입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상반기 내에 G페이를 시범 서비스한다. 실물 스마트카드인 화이트 카드 방식으로 다양한 결제방식을 모두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그만큼 범용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기존 페이나우를 업그레이드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액결제가 가능한 페이나우 터치를 내놓았다. KT도 모바일 지갑 서비스인 클립에 NFC 방식 오프라인 결제 기능을 넣었다.

포털업체들도 간편결제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2014년 9월 카카오페이를 내놓은 다음카카오의 지난해 연말 기준 누적 결제건수는 1300만 건에 달한다. 카카오톡 이용자가 별도 앱 없이 메신저를 활용하거나 제휴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네이버페이를 내놓았다. 네이버 검색 결과 등장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네이버 아이디만으로 간편하게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월 거래액 2000억원, 총 결제 건수 6500만 건을 돌파했다.

유통사들도 각각 간편결제 시스템을 선보였다. 자사 제품을 손쉽게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 1차 목적이지만 신세계가 SSG페이의 SSG머니 기능을 내놓는 등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유통업체인 롯데는 L페이, 현대는 H월렛을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게임 업체인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몬의 티몬페이와 쿠팡의 쿠팡페이, SK플래닛의 시럽페이 등도 각각 경쟁에 나섰다.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금융회사, 인터넷 포털, 유통기업 등이 잇따라 참여하면서 간편결제 시장 규모도 급성장하는 추세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6조2250억원에 달한다는 게 금융권 추산이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8.4%가 늘어난 수치다. 시장조사 기관인 트렌드포스는 전 세계 간편결제 시장이 지난해 4500억 달러(약 535조 원)에서 올해 6200억 달러(약 737조 원)로 37.8%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들의 ‘페이’ 전쟁은 플랫폼 기반이 각각 달라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는 가운데 업체별 명암은 엇갈린다. 이미 일부 업체는 성장이 정체되는 등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내에 일부 기업이 정리되는 등 재편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춘추전국시대 이후에는 적자생존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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