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기술은 또 다른 산업혁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사진은 영화 '아이, 로봇'의 한 장면.

 

[초이스경제 이영란 칼럼]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은 우리에게 ‘인공지능(AI)’의 위력을 맛보게 해주었다. 한동안 정체돼 왔던 인공지능 기술은 최근 급속한 성능 향상과 함께 미래의 산업혁명을 이끌 성장엔진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은 자율주행차, 지능형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에서 이미 상용화됐다. 금융 부문에서도 해외에서는 로봇어드바이저로 수익을 내는가 하면 국내 은행들도 앞다퉈 도입했다. 의료 분야나 제조업 등에서도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이미 많은 산업 부문에 인공지능이 적용되고 있는 만큼 또 다른 산업혁명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270억달러에서 내년 1650억달러로 추정된다. 연평균 14%의 고성장이다. 국내 AI 시장은 2013년 3조 6000억원에서 2017년 6조 40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인터넷과 게임 등 특정 사업에 한정돼 있는 실정이다.

인공지능 연구에서 미국이나 EU, 일본 등 선진국은 일찌감치 앞서간다. 미국은 2013년부터 오마바 대통령 주도로 인공기술을 활용한 뇌과학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구글과 IBM 등 민간기업들도 인공지능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구글이 지난해까지 인공지능에 쏟아 부은 돈만 280억달러에 달한다.

유럽연합(EU)도 2013년부터 10억 유로를 투자해 인간 뇌를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일본도 2020년까지 5년간 1000억 엔을 투자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로봇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이 산업구조 혁신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박근혜 대통령은지난 15일 원격 영상으로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4차 산업혁명도 피할 수 없는 대세인 만큼 산업구조를 혁신하는 계기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에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300억원을 들여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범부처적으로 AI R&D 컨트롤타워도 가동할 계획이다. 관련 부처와 민간기업이 참여해 인공지능 기술을 집중 육성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등장에 따른 사회·경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지능정보사회 플랜도 연내 수립된다.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필수적이다. 한동안 인공지능 기술을 선도했던 일본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보여주기 식으로 너무 급하게 서둘러서는 곤란하다. 홍성욱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면 나도 하겠다고 뛰어드는 것이 전형적인 한국형 R&D 지원정책"이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꼬집었다. 너무 서두르다간 용두사미가 되기 쉽다. 뭐든지 급히 먹으면 체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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