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런던 영향력 워낙 막강...그래도 만일의 대책 세워야"

런던을 본거지로 삼고 있는 은행들이 6월23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투표를 앞두고 앞으로 무엇을 할지에 대한 언급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영국의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은행들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촉구해 주목받고 있다.

31일(한국시각)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브렉시트 관련 운명의 투표일이 불과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런던을 본거지로 삼고 있는 은행들은 공개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일부 은행의 물밑 움직임만 일고 있는 실정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런던 소재 은행들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꺼리고 있으며 확고한 계획을 세워야 하기 전까지 어느 누구도 공개적으로 그러한 계획을 세우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HSBC는 지난 2월 “브렉시트 시 런던 직원의 20%에 해당하는 1000명의 직원을 프랑스에 있는 자회사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발표만 한 상태다.

또한 도이치뱅크(Deutsche Bank) 측도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브렉시트 시 유럽 국채와 통화를 비유럽연합 국가에 위치한 지점(즉, 런던)에서 거래를 계속 하는 것은 이상할 것이다”고 밝힌 정도다.

그런가 하면 다른 은행들은 더블린과 룩셈브르크에 대체 중심지가 형성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런던은 지금껏 우울한 전망을 이상하리만큼 잘 견뎌 왔다”면서 “런던은 유로화라는 단일 통화를 사용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유로존의 금융 중심지 역할을 해 왔다”고 상기했다.

이어 “런던의 영향력은 아마도 대형 은행들이 런던을 완전히 떠나거나 혹은 그러한 영향력이 갑작스럽게 줄어들기에는 너무나 강력할 것이다”면서 “은행의 전문 지식과 더불어 런던은 회계사, 변호사, 그리고 그 외 막강한 보조인력 군단을 자랑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사람들은 런던의 거대하고 부글부글 거리는 도가니에서 살고 싶어 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만약 브렉시트가 일어나게 된다면, 적어도 유럽의 금융 산업이 분열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비즈니스가 다른 금융 중심지에서 일어나는 상황이 늘어날 수록 런던의 역할은 줄어들 전망이다. 아울러 영국에서의 규모의 경제는 사라지게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다만 다른 지역의 역할도 런던에 비하면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따라서 “대부분의 런던 소재 은행이 영국인들이 투표를 통해 브렉시트 우려를 없애 줄 것을 희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만일 투표에서 브렉시트가 결정되더라도 영국의 유럽연합 잔류는 2년간 유지된다”면서도 “은행들은 시간이 없다. 만일의 사태에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이동수 (증권사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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