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유재고 불안 가중된 것도 유가 압박...하루 만에 폭락 전환

[초이스경제 이미애 기자] 13일(미국시각) 국제 유가가 하루 만에 다시 폭락했다. 전날의 폭등 분을 하루 만에 반납했다.

특히 사우디와 이란의 원유 증산 경쟁 속에 공급과잉 공포가 증폭된 것이 원유 시장을 불안에 떨게 했다.

뉴욕 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WTI(미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배럴당 44.75달러로 전일 대비 4.4% 폭락했다. 전날엔 4.6% 껑충 올랐었다. 하루만에 시장 환경이 급변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날 런던 ICE 선물 거래소에서 거래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전날보다 4.3% 떨어진 46.40달러에 거래가 이뤄졌다. 브렌트 유도 전날엔 4.5% 폭등했었다.

골든브릿지 투자증권의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는 “이처럼 국제 유가가 하루 만에 급락한 것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공급 과잉 경고가 결정적이었다”고 전했다. IEA는 월간 시장 보고서에서 지난 6월 중동 국가들의 일일 원유 생산량이 3321만 배럴에 달하며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 산유량이 이전보다 14만배럴 감소한 1245만 배럴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중동 국가들의 산유량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경쟁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 1월 서방의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란은 이전의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산유량을 늘렸고 사우디도 시장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증산을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IEA는 “글로벌 원유 시장의 불균형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기록적으로 높은 수준의 (원유) 재고량 또한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유가를 위협할 정도”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을 웃돈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25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 감소치(300만 배럴 감소 전망)에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증류유 재고는 410만 배럴 증가하며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고, 휘발유 재고도 예상을 깨고 120만 배럴 증가하면서 이 또한 유가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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