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과 중국 금융시장 경색으로 한국의 채권시장이 샌드위치 신세가 된 가운데 기업자금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특히 채권 발행으로 연명해 온 재무상태 악화기업들의 자금경색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아울러 해외채권발행여건마저 악화되면서 국내 기업 및 금융기관의 외화자금조달 여건 또한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그간 여러 부실기업이 회사채 차환발행으로 연명해 왔다. 특히 산업은행 등의 보증을 받아 채권을 발행해 온 기업도 여러 곳에 이른다. 그러나 산업은행 보증채권이든 아니든 시장에선 채권매입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연내 축소움직임에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마저 극도의 가금경색에 시달리면서 한국의 채권 값도 급락하는 등 치명타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경우 주요기업의 채권만기가 도래할 경우 차환발행이 어려워지고 나아가 자금부족기업 대부분이 극심한 자금난을 겪거나 부도위험에 처할 전망이다.
 
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 채권 값이 급락, 국내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해외자금조달을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해외 한국물의 CDS(신용부도스왑, 즉 해외채권을 발행할 때 표기되는 신용위험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위험도가 높다는 뜻)가 68bp(1bp=0.01%)에서 100bp로 치솟으면서 국내 기업의 해외채권 발행 여건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해외채권발행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최근 하나금융그룹이 호주에서 추진했던 캥거루채권발행을 전면 연기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버냉키 쇼크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시장 경색이 한국 기업들의 자금난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와 금융당국의 세밀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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