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양적완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 대두...양적완화 반대론자들의 부추김일 수도"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유로존 채권들이 갑작스런 '긴축 이야기'에 요동치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 현지에선 "양적완화(QE)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긴축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흘렸을 수 있다"는 의혹도 불거져 주목받고 있다.

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이너스 상태에 있던 독일 10년물 국채가 2주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수익률(금리)에 접근하고 있다.

유럽 채권시장이 “ECB(유럽중앙은행)가 월간 800억 유로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기존 종료 시점인 2017년 3월 이전에 종료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요동치고 있다.

ECB는 ‘이 같은 리포트’에 대해 부인했지만 유럽 전역의 채권시장에서는 대량매도 사태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주래 처음으로 플러스 수익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면 무엇이 트레이더들을 이토록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일까.

FT는 “지난 화요일(현지시각 4일) 블룸버그는 출처원을 밝히지 않은 채 ECB가 양적 완화 프로그램의 종료 시점인 내년 3월 이전까지 월간 채권 매입 규모를 축소시킬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면서 “이에 따라 전체 채권시장의 채권 수익률은 즉각 상승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ECB는 단호하게 '양적 완화의 긴축은 현재 논의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는데, ECB의 언론 대변인인 Michael Steen은 “드라기 총재가 지난 번 기자회견에서 말했듯이, 그리고 유럽 의회 증언에서부터 언급했듯이, ECB 위원회는 해당 사안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같은 반박에도 유로존 채권 수익률이 요동치자 시장에선 ‘긴축 발작’이 시작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FT는 “긴축이라는 단어는 금융시장이 달가워하지 않는 용어다”면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모두 수익률이 시간당 약 4bps의 속도로 상승세를 보였고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움직임은 투자자들이 유럽, 영국, 그리고 일본 중앙은행들이 실시하고 있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 얼마나 의존적이게 됐는지를 보여준다”면서 “하지만 현재까지 나타난 대량매도 사태는 지난 2013년 미 연준이 양적 완화 정책을 통한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시킬 계획으로 인해 발생한 '긴축 발작'과 비교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FT는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최근 급등했지만 올 한 해 전체로 바라봤을 때는 여전히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FT는 “채권 전략가들과 펀드 매니저들은 '불이 없이는 연기도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그리고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수준이 여전히 낮기 때문에, 긴축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데 확신을 가지는 상황 사이에서 투자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JP모건은 “익명의 ‘출처’로부터 발생한 관점은 조심해야 한다”면서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종료와 금리인상은 현 시점의 인플레이션 수준에서는 발생하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FT는 하지만 “Pictet의 Frederik Ducrozet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는 아마도 긴축에 대한 이야기는 ECB 위원들 가운데 양적완화 프로그램 확대를 반대하는 위원들이 자신들의 관점을 관철시키기 위해 흘렸을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블룸버그가 전한 이 같은 긴축 관련 리포트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확대 결정을 앞두고 이에 반대하는 매파적 위원들이 쏟아낸 얄팍한 상술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FT는 그럼에도 "글로벌 인플레이션 수준이 여전히 부진하고 중앙은행들의 부양 규모가 새로운 최대치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채권 매입만이 유일한 방법이 될 수는 없다"며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같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긴축'에 대한 루머도 발생했다는 게 FT의 전언이다.

[기사 작성=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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