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불균형으로 가격 급등...광물기업 인수, 대체기술 확보 나서기도

▲ 그린에너지 성장과 직결된 ‘녹색 광물’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태양광 발전설비.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2차전지, 전기차, 태양광 및 풍력 등의 그린에너지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그린에너지와 직결된 ‘녹색광물’ 확보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기차 2차전지에 사용되는 리튬과 코발트, 터빈 및 전기 모터의 영구자석에 쓰이는 희토류, 태양전지에 활용되는 갈륨과 텔루륨 등이 대표적이다.

12일 LG경제연구원의 ‘그린에너지 시대의 새로운 자원전쟁’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리튬 수요는 현재의 3배 수준인 53만~57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도이체방크는 예상하고 있다. 캐나다의 광산투자회사인 크루즈 캐피탈은 전지용 코발트 수요가 2025년 12만1000톤으로 현재의 2.3배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한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훨씬 빨리 증가하면서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추세다. 2차전지 원료인 리튬 가격은 최근 1년 새 3배 가까이 폭등했다.

또한 철광석, 구리 등 주요 광물들이 국제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것과 달리 녹색광물들은 선물시장이 개설돼 있지 않다. 리튬, 희토류, 백금족 등의 80% 이상은 3대 생산국에 의존해야 한다. 니켈의 경우 채굴가능 연수가 30여년으로 다른 광물보다 매장량도 적은 편이다.

녹색광물의 주요 생산국이 공급을 조절하거나 자국의 그린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위해 수출을 통제한다면 녹색광물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다른 지역에서 생산을 늘리려고 해도 새로운 광산 인프라 확보 비용 등이 만만치 않다. 한 때 OPEC(석유수출국기구)가 국제 유가를 쥐고 흔들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들은 녹색광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다양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최대 국영 기업인 CITIC(中信) 그룹은 칠레 리튬 생산업체의 지분을 사들였다. 다국적 광산기업인 리오틴토는 세르비아에 신규 리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향후 세계 수요량의 10%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중국 광산 기업인 낙양몰리브덴은 구리 및 코발트 확보를 위해 지난 5월 콩고의 광산을 인수했다. 일본은 자국 앞바다 탐사를 통해 그동안 해외 공급에 의존해온 녹색 광물 자원의 자체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희토류 가격 급등에 대비한 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대표적인 분야가 자동차용 전기 모터다.

미국 테슬라는 처음부터 희토류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인덕션 모터를 채용했다. 도요타는 인덕션 모터보다 크기를 10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는 영구자석 모터를 활용해오다 최근 희토류 가격이 급등하자 인덕션 모터를 장착한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였다., BMW나 GM 등의 기업들도 인덕션 모터를 활용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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