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속 유로, 엔은 절하됐는데도 파운드만 급등해 배경 눈길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 거취 문제로 급락했던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다시 급등해 주목받고 있다.

마크 카니 리스크가 이번 기회에 얼마나 해소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선 미국 달러 절상에도 유독 달러 대비 급등세를 보인 통화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바로 영국 파운드다.

이날 달러 대비 영국 파운드는 1.2243달러로 직전 거래일의 1.2186달러보다 크게 절상됐다. 이날 미국 달러가치가 9월 개인소비지출과 근원소비자물가지수 호전 덕에 강세를 보였는데도 이런 달러보다 더 큰 강세를 보인 통화가 바로 파운드화다. 특히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와 엔화가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파운드화만 달러 대비 급등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다름 아닌 ‘마크 카니 리스크’가 일단은 진정 국면을 맞은 데 따른 것이다.

얘기인즉 이렇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캐나다 사람이다. 그러면서 양적완화(무제한 돈풀기식 경기 부양정책)의 대가다. 그는 전 정부 때 영국 경제를 살리자는 차원에서 영국 중앙은행 총재로 영입돼 온 인사다.

그의 임기는 2021년까지 8년이다. 하지만 그런 그가 최근 중도 사임 의사를 표명하면서 영국 환율시장이 요동쳤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를 비롯한 보수 정치권 인사들이 마크 카니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부자들만 잘 살게 하는 정책으로 양극화만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판 하자 카니는 “양적완화는 모두를 위한 정책이다”고 반발 하면서 중도 사임 의사를 내비쳤던 것이다. 그러자 파운드도 급락했었다.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에도 영국의 증시가 오히려 호조를 보이고 최근 발표된 영국의 성장률도 그런대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자 마크 카니의 정책이 도마위에 올랐고 이것이 마크 카니 리스크를 유발시켰던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마크 카니 총재가 다시 브렉시트 협상 기간인 2019년 6월까지만 영란은행 총재직을 맡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이날 파운드화가 다시 급등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영국 정치권과 영란은행간 갈등이 완전 봉합된 것은 아니어서 향후 사태 추이 또한 주목받을 전망이다.

또한 영국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일부 정치권의 비판은 유로존 및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비판과도 궤를 같이하는 것이어서 향후 양적완화 정책을 둘러싼 논쟁이 어떻게 확산될 것인가도 계속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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