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수익률 뛰자 엔화 매도로 도배...클린턴 당선에 베팅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최근 일본에선 큰 고민이 있었다. 엔화가치가 절상되면서 수출도 줄고 기업실적도 악화되는 현상이 불거졌다. 올들어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연된 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위험, 미국 대선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글로벌 대표 안전 통화인 엔화에 수요가 몰리면서 엔화가치가 강세를 지속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자 글로벌 시장 일각에선 ‘아베 노믹스’가 시험대 위에 오른 것 아니냐는 평가가 잇따르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일본 엔화가치가 급락(달러 대비 엔화환율 상승)하는 조짐을 보여 주목받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그간 시장 일각에선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엔화가치가 껑충 뛸 것으로 전망해 왔다. 심지어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달러-엔 환율은 24시간 내에 100엔 아래로 추락할 것이며 최악의 경우 90엔선 까지 수직하락 할 것이란 전망까지 대두 됐었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달라졌다. FBI(미연방수사국)가 클린턴 이메일 재수사 건과 관련해 대선 직전에 ‘혐의 없음’ 결정을 내리고 이번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이 다시 커지면서 달러-엔 환율이 치솟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힐러리 당선시 달러-엔 환율이 108엔까지 솟구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8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이 더욱 급등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엔 급기야 105.14엔까지 솟구쳤다. 이는 2거래일 전의 103.06엔은 물론 전날의 104.49엔 보다도 크게 오른 것이다. 달러-엔 환율이 연일 치솟고 있는 셈이다. 클린턴 우세 효과다.

그럼 주요 외신이 바라본 이날 엔화환율 흐름은 어땠을까.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외환시장에선 엔화 매도로 도배됐다”면서 “이는 투자자들이 미 대선 초기 결과에 베팅하면서 나타난 상황이며 일본 엔화 가치는 주요 통화 대비 절하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달러-엔 환율이 105엔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10월 27일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일본에서는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국채 수익률이 연일 급등하면서 엔화에 대한 매도를 가속화 시켰다는 게 FT의 전언이다.


[기사 작성=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안장현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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