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2일 서울에서 열린 스탠포드대 동문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 대사는 역대 대사들 가운데 최고로 한국과의 인연이 깊어진 인물이다. 주어진 상황으로 그랬다기보다 리퍼트 대사 스스로 한국사회에 녹아들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한국에서 출산한 아들 이름을 세준이라고 지은 것과 지난 14일 역시 서울에서 낳은 딸에게 세희라는 한국식 이름을 붙여준 것은 아주 간단한 사례고, 두산베어스 팬을 자처해 두산 유니폼을 입고 팬들과 어울리기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게 뭐 그리 대단하냐고 할 수도 있으나 역대 대사들은 겪어보지 못한 불의의 사고 후에도 한국인들과의 거리를 전혀 멀리하지 않고 있다.

그의 지인들은 그가 대사 임기를 마친 후에도 지속적으로 워싱턴 정가에서 한국인들과의 연결고리가 돼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대통령선거는 이들에게 실망스런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내내 우세하다가 역전된 것이어서 더욱 실망스럽다.

대부분 대사들이 그렇듯 주한 미 대사도 미국 대통령의 소속 정당과 관련 있는 인사들이 부임한다. 특히 리퍼트 대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상당히 가까운 민주당 인사다.

미국의 정권이 바뀌면 전세계 미국대사들이 거의 물갈이된다고 보면 된다.

한국에서는 정권이 바뀌고 문화계나 체육계 인사들을 대거 자기 사람들로 낙하산을 보내다가 최근의 정치적 대격변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편법이나 낙하산으로 엉뚱한 문화계를 들쑤시지 않는다. 대놓고, 거리낄 것 없이 정책 부문의 인사를 새 정권이 일제히 갈아치운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사람이 3000명을 넘는다고도 한다. 한국과 같은 낙하산 시비는 거의 없다.

심지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의 이사 한 명도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 취임 후 퇴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비춰 상당히 어색한 얘기지만, 사실 그는 부임할 때부터 민주당 색채를 갖고 있었다.

외교가에서는 리퍼트 대사의 교체를 상당한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

주한미국대사 인사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한미관계, 트럼프 시대의 변화, 민주당원인 리퍼트 대사의 향후 거취 등이 모두 불확실한 상태다.

리퍼트 대사는 2일 열린 스탠포드대 동문회에 참석했다. 이 학교 졸업자로서 이날 행사를 주최한 그는 참석자들의 이런저런 우려에 대해 “아무 문제없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또 “나는 한국말도 아주 잘하기 때문에 꼭 영어로만 얘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랑했다.

이날 모임에는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 채정석 법무법인 웅빈 대표, 배인탁 서미트파트너스 대표, 정규영 로러스 엔터프라이즈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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