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의 날 '원화환율'...ECB 때문에 급등하고 FOMC 때문에 상승폭 둔화

▲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가결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껑충 뛰었다. ECB(유럽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 지속 방침이 원화환율까지 끌어올렸다. 다만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장 후반에 상승폭을 줄인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엔 탄핵이라는 대형 이슈가 있었으나 원화환율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65.90원으로 전일 대비 7.40원(0.63%) 상승했다. 이틀간의 하락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날엔 9.40원 급락했었는데 이날엔 전날의 하락분을 상당 수준 되돌림 했다.

이날 원화환율도 ECB 통화정책회의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밤 ECB는 내년 3월 종료되는 양적완화 기한을 내년 말까지 9개월 연장키로 했다. 또한 내년 4월부터는 월간 자산매입 규모를 기존 800억 유로에서 600억 유로로 축소키로 했다. 다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ECB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년 4월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는 것은 양적완화의 과격한 축소 또는 종료를 의미하는 테이퍼링이 아니다”면서 “ECB는 필요시 양적완화 규모와 기한을 더 확대하거나 늘릴 수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 결과 앞서 마감된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가 1% 이상 추락하면서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가장 크게 떨어진 반면 미국 달러가치는 0.8% 이상 급등했다.

아울러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이로 인해 미국 국채금리가 뛰면서 달러가치 강세는 지속됐다. 그리고 이것이 달러 대비 원화가치 하락, 즉 원-달러 환율을 급등케 했다. 다만 이날 오후엔 원-달러 환율의 상승폭이 다소 둔화되는 흐름을 보인 채 마감돼 눈길을 끌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다음주 13~14일(미국시각) FOMC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원화환율이 상승폭을 줄인 채 다소의 눈치 보기를 하며 마감됐다”고 전했다.

이날 한국에선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는 날이었다. 그러나 장 중에 탄핵 여부가 결론나는 것은 아닌 탓에 환율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다음주엔 탄핵 결과가 반영될 수 있는 데다, FOMC라는 대형 이슈가 기다리고 있어 원-달러 환율 흐름은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한편 이날 국회 탄핵 표결에선 234명의 국회의원이 찬성표를 던져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됐다. 이것이 다음주 원화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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