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초래하면 장기적으로 달러가치 추락할 가능성 제기돼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달러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엔화환율이 내년 125엔을 넘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뉴시스, 페이스북.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정책은 끝내 달러가치 추락을 초래하고 말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달러 강세의 원인은 미국 금리 상승이다.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의 금리 인상보다도 미국 시장금리 상승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시장금리가 오르는 것은 채권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채권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는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하면 채권 공급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은 대규모 정부 지출을 초래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미국의 시장금리가 오르자, 더 많은 투자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금이 미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달러 강세는 여기서 비롯되고 있다.

하지만, 통화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는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은 해당 통화의 가치를 깎아먹는다. 환율변동에서 인플레이션은 시장금리보다 장기요인이다.

금융연구원의 금융동향센터는 금융브리프 최신호를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고조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단기적으로 미 달러화 강세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으로 물가상승이 우려되면서 장기적으로 미 달러화가 약세 기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 컨퍼런스 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 9월 103.5에서 10월 98.6으로 크게 하락했다. 이는 미국 소비자들의 경기전망을 반영한다.

금융동향센터는 “트럼프 당선인이 Fed의 통화정책의 긴축기조 전환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미국이 경제성장률 4%를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해 통화정책을 급격히 긴축기조로 전환할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4% 성장을 위해 팽창적 재정정책을 쓰면서 통화정책도 완화기조를 띨 경우, 미국은 1970년대와 같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허위사실까지 유포하며 아더 번스 Fed 의장을 압박해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했고 그 결과 미국은 10년에 걸친 인플레이션에 시달렸다.

반면, 1990년대 빌 클린턴 대통령 집권 중 IT 호황기에 앨런 그린스펀 Fed 의장은 연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성장을 장기화시켰다고 평가받았다.

금융동향센터는 또 미국의 경상수지 확대도 달러 약세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는 2.65%로 2년 전보다 22% 상승했다. 이는 달러 강세로 무역수지가 악화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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