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의 차세대주자 노승렬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이번주에 열리고 있는 美PGA투어 ‘존디어클래식’에서 마저 예선탈락하면서 내년 시즌 투어가드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3일(한국시각) 美PGA(남자프로골프)에 따르면 노승렬(22)이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이날 끝난 2라운드에서도 1,2라운드 합계 2언더파로 성적이 부진, 컷탈락했다.

이에따라 노승렬의 PGA투어 생존도 극히 불투명해지고 있다. 우선 페덱스컵 포인트가 125위안에 들어야 하지만 노승렬의 현재 순위는 166위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 올 시즌 남은 대회는 이제 고작 8개. 그의 최근 컨디션을 감안할 때 성적을 만회하기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남은 대회 중 우승이나 준우승을 하면 몰라도 웬만한 성적을 올려서는 안되는 상황에 놓여있다.

특히 그의 성적이 매우 아쉬운 것은 ‘재능에 비해 워낙 성적이 부진하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그는 호쾌한 장타를 자랑한다. PGA에 진출해 있는 한국선수 중 가장 긴 거리를 친다. 스윙 폼도 일품이다. 그 뿐 아니다. 그는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유러피언 대회에진출, 수많은 해외출전 경험을 쌓았다. 지난 2010년엔 아시안 투어와 유러피언 투어를 겸한 메이뱅크 말레이시안오픈에서 강적 최경주를 꺾고 우승하기도 했다. 게다가 그는 美PGA투어 2년차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기대주 노승렬이 이해가 안갈 정도의 부진한 성적으로 미국 투어에서 투어자격증을 상실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그의 실적부진과 관련해 골프 전문가들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멋진 스윙 폼과 장타력을 보유하고도 성적이 이처럼 줄기차게 부진한 것은 그의 미흡한 경기운영능력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지적한다. 보다 강한 정신력과 마인드 컨트롤, 그리고 게임운영 전략을 세워야 회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다른 한국선수들은 그런대로 선전하고 있다. 우선 신인 이동환 선수(26)는 최근 PGA투어 AT&T내셔널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하는 등 후반기 성적이 좋아지면서 페덱스컵 순위를 83위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이정도면 내년 투어카드를 지키는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시즌 Q스쿨 1위의 체면을 지켜가며 미래를 기약하고 있다.

배상문도 올 시즌 ‘HP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서 PGA 생애 첫 승을 거두고 2년간의 투어카드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그의 페덱스 포인트 순위는 26위로 한국 선수중 가장 높다. 이밖에 최경주가 이날 현재 65위로 선방하고 있다. 양용은은 페덱스컵 순위가 170위로 하위권에 처져 있지만 과거 메이저대회우승 덕분에 2014년까지 투어카드를 보장 받은 상태여서 노승렬 만큼 다급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위창수도 109위로 조금만 더 노력하면 투어카드는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루키 박세진은 180위로 노승렬보다 더 성적이 나빠 그 역시 투어카드 지키기가 요원한 상황이다.

이제 노승렬에겐 퇴로가 없다. 특히 한국에 돌아오려 해도 자리가 없다. 한국 남자프로골프계는 내분으로 인해 대회수마저 크게 줄면서 설땅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의 차세대주자 노승렬으로선 죽기살기로 미국 시장에서 버텨야 할 형편이다. 그가 남은 8개 대회에서 어떤 기적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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